늘 그렇듯 가서 잠만 자다가 아침에 일어나 엄마가 끓여주는 떡국 한 그릇을 먹고 오후 4시 비행기인데도 12시가 조금 지나서 나왔다. 내가 머물면 엄마도 엄마가 해야 할 일을 할 수 없겠기에...
매번 그러했듯이 아쉬움은 떨치기 어려웠다.
어제저녁에 엄마는 시장에서 닭강정을 사 왔다. 엄마가 차려준 저녁을 먹곤 다 먹을 수없어 남겨진 닭강정을 어제 점심때 먹고 남은 만두와 함께 싸달라고 했다. 뭔가를 싸달라 하면 이것저것 챙겨주는 이유로 한동안 아무것도 절대로 싸가지고 오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엄마가 지금 치과치료 중이라 싸가지고 왔다.
제주 숙소에 도착해 열어 본 가방에선 향긋한 냄새가 났다. 분명 닭강정과 만두 두 가지뿐일 텐데 가방에는 꽁꽁 싸매진 비닐봉지에 닭강정과 만두와 또 하나의 만두가 넣어져 있던 1회용 도시락에 딸기가 한가득 담겨있었다. 딸기는 이동하는 동안 짓눌려져 있었다.
이게 바로 「엄마의 마음」이 아닐까. 아무도 내게 주지 않지만 부모는 늘 이렇게 뭐라도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 한다. 얼마나 남았을까.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