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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이박힌책한권

두부를 만들자

by 허정구

누군가의 앞에서 방향을 잡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판단하고 결정하여야 하는 나는 콩알의 개수만 헤아리며 기다려서는 안 된다. 콩으로 두부를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해야 한다.

두부를 만들기 위해선 콩을 갈아야 하고 끓여야 하고 콩물을 걸러야 하고 이러기 위해선 가마솥도 필요하고 불을 지필 장작도 틀도 필요하다. 만들어진 두부가 안 팔릴 수도 있지만 넋 놓고 콩알만 헤아려서는 아무런 변화도 없다. 두부가 안 팔리면 비지라도 팔려고 해 보고, 두부가 안 팔리면 그 두부를 가지고 두부조림을 하건 두부 지짐을 하건 끊임없이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가야 한다.

그것이 관리자의 최소한의 책무라 생각한다.


콩을 가진 나는 이 콩으로 어떻게 뭘 할까를 뭘 할 수 있을까를 정해야 한다. 콩을 씨앗 삼아 농사를 짓거나 콩을 재료 삼아 두부를 만들거나 두유를 만들거나 뭐든 해야 한다.


이게 살아가는 일상의 삶이고, 방식이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살아나갈 방향을 정하고 그것에 책임을 짊어지는 자리 그것이 관리자의 역할이고 방향임을 알기에 또 나는 자금의 상황을 고민하고 생각하고 결정한다.


이게 힘들어 그냥 시키는 일만 잘하는 고만큼의 자리를 탐했지만 또 이렇게 오지랖으로 앞에 서서 이 지랄을 또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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