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집에 들어와 향초에 불을 붙인다.
아주 작게 잘라낸 심지에 불붙은 촛불은...앙증맞은 불꽃이다. 몸통은 청아한 파란불꽃이고 머리는 은은한 주황불꽃이라 거실등을 끄고 그 고운 자태를 사진에 담으려 핸드폰 카메라를 드리운다.
눈에는 분명 파란불꽃과 주황불꽃이 보이는데
카메라 화면에는 붉은 불꽃만 보인다...
내 눈이 안좋은건가...이 또한 나이듬인가...
순간 군대가던 전날밤 기억이 떠 오른다.
그날 엄마는 군대가는 아들 저녁상을 거하게 차려주셨다. 친구들도 불렀던거 같다...
떠나는 그날...
난
오디오 레코트판을 올리고 정태춘의 '촛불'을 틀었다.
그 노래가 끝나기전에 나는 집을 떠나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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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어둠이 내리고
길손처럼 또 밤이 찾아오면
창가에 촛불 밝혀두리라
외로움을 태우리라.
나를 버리신 내님 생각에
오늘도 잠 못 이뤄 지새우면
촛불만 하염없이 태우노라
이밤이 다 가도록
사랑은 불빛아래 흔들리며
내 마음 사로잡는데
차갑게 식지않는 미련은
촛불처럼 타오르네
나를 버리신 내님 생각에
오늘도 잠 못 이뤄 지새우면
촛불만 하염없이 태우노라
이밤이 다가도록
촛불만 하염없이 태우노라
이밤이 다 가도록
-작사 작곡 정태춘 촛불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