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술이 떡이된 친구

by 허정구

하나밖에 없다. 이런 친구가


지말마따나 술이 떡이 되어 쳐들어왔다. 낚시를 무지 좋아하는 이놈은 이번주 휴일 내내 낚시를 하고있다. 징검다리 연휴까지 내리 쏠 생각인가 보다.


새벽! (아니 3시...4시를 새벽이라고 해야하나)

야밤에 일어나 채 동이트기전에 낚시배를 타러 가서 해질녁이면 저녁과 함께 소주잔을 기울인 후 어제도 오늘도 술이 떡이되어 찾아왔다.


도무지 어떻게 찾아왔는지 이해가 되질 않을만큼 인사불성이 되어 비틀거리며 휘청거리며 몇마디 하더니 곧장 고꾸라지듯 드리누워 코를 드르렁 드르렁 골면서 잔다.


채 3분도 되기전에...


어떻게 이 상태에서 현관문 비밀번호를 기억하고, 방 도어록 No.를 누를 수 있는지...이 또한 풀리지않는 비밀이기도하다.


그래도 혼자 침묵과 고요속에 보내는 매일 같은 날보다 누군가 같이 있다는 느낌이 좋다. 엊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같이 저녁 먹자고 연락이 왔는데 엊그제는 쉬는 토요일 잠에 취해 잠잔다고, 어제는 결혼식에 다녀오느라, 오늘은 회사일이 늦게 끝나 같이 자리를 못했다.


난 지금까지 한번도 저렇게 술에 취해본 적이 없다. 술은 딱 몸에서 받아들이는 만큼...대부분 소주 2~3잔. 굉장히 많이 먹으면 5잔. 3년에 아니 5년에 한번 아니 1병 넘게 먹어본 적이 있기는 했나 모르겠다. 아무튼 정신이 없어져 본적은 단 한번도 없다. 친구처럼 저렇게 기억이 안 날 만큼 마셔 잊고 싶던 그 숱한 날들조차도 난 주량에 못이겨 또렷이 다 기억하고 있다. 누군 그리 쉬운 일이 내겐 그리 어려운 일이고, 누군간 매일매일 반복되는 습관같은 기억상실이 내겐 단 한번도 경험하지못한 미지의 세계다.


골아떨어진 친구를 위해 꿀차를 한잔 타둔다.

내일 아침에 먹으라고.



술이 떡이된 친구

그나마 하나밖에 없다.

뭔 맛이기에

그다지도 좋아하는지 난 여전히 친구지만 모른다.

그래도 그렇게나마

가끔은 만나주는 친구가 있어 고맙다.

그래서 꿀물을 탄다.

네가 술에 취한 이 밤처럼 난 내일 휴일 아침 잠에 취해있을 때

넌 꼭두새벽에 일어날거니까


꿀차 한잔하라고. 줘도 아깝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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