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내가 쓰는 글은

by 허정구

내가 쓰는 글은 어둡고 늘 우울하단다. 나도 알고 있다.

밝고 즐거운 생각과 그 생각의 감정을 글로 옮기고 싶지만 늘 나는 외롭고 쓸쓸하고 슬프다.


내 글은 감정의 표현이다. 한순간의 느낌과 그 감정을 담을 수 있는 사진 한장으로 글을 쓴다. 그렇게 솔직한 내 마음을 담고 표현하고 글로 남기며 잊는다.

슬픔도 쓸쓸함도 외로움도 서글픔까지도


즐겨듣는 노래도 애절하다. 경상도 말로 구질구질하다.

그런 애절함이 담긴 노래를 다운받아 듣고다닌다.


휴가 첫날 밤 ㅡ 대구에 도착했다. 아무것도 남겨진게 없는 고향이지만 뭉클함은 여느때와 매 한가지로 하나씩 그리움을 불러 일으켯다.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를 이젠 상상속의 그사람생각도 나고,


저녁 9시가 넘어 집에 도착했다.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상엔 늘 맛난 것들만 가득하다. 오징어채무침.상추겉절이.번데기조림.계란후라이.그리고 소고기국에 평상시의 2배에 다달으는 밥 한공기를 맛나게 먹었다. 그냥 보러왔다. 살갑게 이런저런 말들을 하지못하지만 그렇게나마 얼굴 한번 보고 싶었기에 찾아갔다. 맛난 저녁을 배불리 먹고나서도 어머니는 연신 찾아온 아들 뒷바라지에 바쁘다. 날씨가 덥다고 잠자리를 살펴주시기위해 이런저런 것들을 챙겨주시는 늙은 어머니의 마음을 알지만 무둑뚝하게 퉁명스럽게 괜찮다고 말한다. 뭐하나 챙겨드리지못하는 내 자신에게 대하듯 그렇게 미안한 마음이 늘 퉁명스럽고 무뚝뚝하게 내뱉어지곤 한다. 혼자 거실에서 TV를 보다 작은 방에 들어가 잠든다. 방에는 어느새 선풍기가 틀어져 있다.


이른 새벽 동생은 일나가고, 어머니는 잠든 내가 깨길 기다리며 새밥을 짓는다. 밥솥이 이야기했다."백미 취사를 시작합니다."


점심이 다되어서야 일어나 차려지는 밥상을 대하며 "나중에 먹을께"라고 말한다. 어머니 혼자 밥을 드시곤 이렇게 말했다. "1시에 일나가야 한다"고. 여든이 훌쩍 넘어서조차 어딘가로 일나가신다며 나가기전에 찾아온 아들에게 밥한끼 차려주고픈 어머님의 마음을 나는 또 몰랐다. "인근 유치원에 봉사활동 가신다는데 집에만 있으면 깝깝해서 나가신단다". 그렇게 차려진 밥상에는 조기 한마리와 돼지고기뽁음. 미역국. 그리고 밑반찬들과 소복하게 넘칠듯이 퍼담겨진 따뜻한 밥이 놓여있었다.


그리곤, 내일 가냐고 묻는 어머님의 말에 좀 있다 갈꺼라고 답한다. 번데기뽁음이라도 좀 싸주겠다는 말에 속 마음과 달리 아니!라고 말한다. 그 반찬이 그립고 그 맛이 늘 그리웁지만 차마 싸달라고 말하지 못한다. 그렇게나마 일을 덜어드리고픈 마음에 챙겨먹어라는 말조차 눈물겹게 가슴에 파고든다.


어머니가 먼저 봉사활동인지 아니면 일터인지 모를 곳으로 먼저 나가시고, 나 또한 씻고 집을 나섰다. 어머니의 화장대 앞에 5만원을 꺼내 놓는다. 이것밖에 없다. 늘 일을 해오고 있지만 늘 지갑엔 여윳돈이 없다.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늘...


마음은 내일까지 머무르고 싶지만 괜시리 있으면 내 뒷치닥꺼리에 어머니만 힘들겠다는 생각에 딱히 가야할 이유없는 길을 나선다. 밥때마다 끼니를 챙겨주실것이고, 잠자리를 신경쓰실 것이기에 그 어머니의 밥상과 어머니의 모습이 그리워서 찾아왔지만 내가 머무는 만큼 어머니의 일손만 늘어나는 걸 알기에 잘 계시는 그 모습만 눈에 담고 떠나간다.


경산시장 구제옷가게 들렀다. 여전히 한벌에 2,000원인 청바지 2개와 면바지 1개를 골랐다. 딱히 눈에 띄는 걸 찾을 수 없었지만...그래도 사고 싶었다.


어디로가야하나...망설이다 낚시터로 가기로 한다. 혼자 방에서 잠만 자느니...마지막 남은 쿠폰1장으로 쓸쓸함을 달래기로 하고 느긋한 마지막 휴가의 시간을 보내려한다.


이렇듯 내 일상은 늘 ... 마음만 앞선다.


그리움이 사무치고

쓸쓸함이 덧입혀지고

우울함이 늘 깔려있다.


떠나간 사랑

그럴수밖에 없었던 상황들

행복이랑 기쁨은 내것이 아닌 양 내 생활과 동떨어져 있었고, 그게 당연한듯 받아들이며 산다.


풍족하고 여유로운 삶은 그리움마냥 손에 잡히지않는다.


잘 있는것 처럼 보여야하고

잘 사는것 처럼 비춰져야한다.

아픈 건 마음이고

슬픈 것 또한 현실이지만 절대 티내지않고 지내려한다.

그나마 조금 덜 마음쓰이게 해드리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내가 쓰는 글은 늘 이렇게 내 감정을 옮기다보니

쓸쓸함과 외로움과 고달픔만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는게 늘 이모양이다.


늘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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