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쉬운 날

by 허정구

내 잘난것 처럼 떠들고 내 잘난것 처럼 혼자 으쓱하고 살아왔지만 하루하루 지나며 느끼는 건 좀 막막함이다.


노후생활이란 말이 점점 더 가깝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되고 알게되지만 그럴수록 현실의 나는 작고 맘에는 초초함이 무릇무릇 일어난다.


아직 아프지는 않지만 뭔가 이상이 있음을 순간순간 경험하게된다. 언젠가부터 뒷목이 찌릿찌릿하다. 묵직한 뭔가에 눌린듯하기도하고, 뭔가에 맞은듯하기도 한 뻐근함(?)이 쉼없이 계속된다. 어느날 어느순간 느닷없이 쓰러져 한순간에 끝나는 건 두렵지않으나 혹시나 그 끝을 향해가는 내 삶이 질질 끌려갈까 그게 두렵다. 다들 소소한 소박한 삶속에서 재미를 느끼고 행복을 느끼고 그렇게 쉽고 좋게 사는 것 같은데 나는 그렇지못한 것 같다는 생각 떨치려하지만 자꾸만 맴돈다. 알게모르게 존재감을 자신감을 잃어간다. 그나마 지금은 여기에서 대우받고 일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오늘처럼 할일마저 뜸할때면 이렇게 묻어가는 묻혀가는 인생인가 싶은생각에 두려움마저 느낀다.


최근에는 주말이면 집에만 있는다. 가장 큰 이유는 움직이면 돈이 쓰이니까. 낚시를 가는 것도 끊고 집안에만 머문다. 지난주도 이번주도 10,000원도 없는 통장잔고로 버티어야했기에 자다가 깨면 그동안 한참동안 저장되어 있던 것들로 끼니를 대신하며 보냈다. 그러다보니 그것마저 다 떨어졌다. 라면도 과자부스래기조차도 ...


돈이 없다는 건 늘 그랬지만 움추리게 만들더라. 외면하게되고 소극적이게되고 둘러대게되더라. 차마 친구에게조차 말하고 싶지않은 내게 친구는 때되면 밥은 먹어야하지않냐고 말했지만 그렇게 얻어먹는 것도 내 주머니에 돈이 있을때랑 없을때랑은 다르게 와 닿았기에 고기반찬을 얻어먹는 것보다 혼자 라면하나뿐인 한끼가 그나마 마음이 편하기에 그런 내모습 들키기싫어 보이기싫어 밀어냈다.


쉽지가 않아.


사는 게


살아 갈 수록

텅텅비어져 가는 내 삶이 너무도 적나라하게 보여 자꾸만 부끄럽다.


사는 날까지는 살아야한다고 생각했었는데...그조차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쉬운 날은 하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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