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열심히 살아온 만큼 나도 열심히 살아왔는데
그 간격이 자꾸만 커지는 듯한 느낌은 뭘까.
엊그제도 경산시장에 갔었다.
여전히 셔츠는 2,000원 청바지는 3,000원
그렇게 길가 옷걸이에 걸려진 옷들 중 맘에 드는 남방을 고르고 청바지를 사며 쇼핑의 욕구를 맘껏 누리고 왔다.
남방 7벌 청바지 2벌 총 지출은 20,000원
아마 내 평생 사입은 셔츠보다 최근 경산시장을 알고 그곳에서 산 남방이 더 많을 거다.
옷 한 벌 산다는 게 내겐 사치 아닌 사치 같은 빠듯한 현실이기에 경산시장 구제 옷 골목은 내겐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의 쇼핑천국이다.
그렇게 산다.
여전히 학원비 마련에 급급하고 대출이자에 보험료. 방값. 핸드폰. 생활비에 빠듯한 한 달을 보내지만 엄마 말처럼 밥 먹고 나갈 직장이 있기에 열심히 일하며 하루를 보낸다.
집을 사서 이사를 했다 하는 친척의 이야기가 내겐 불가능의 현실처럼 와 닿지만 그래서 왜 나만 이런가 싶기도 하지만... 어쩌겠니.
난 열심히 벌어도 그것밖에 못 벌고, 아끼고 아껴도 늘 부족하고 궁한 게 현실이지만... 뭐 싸 짊어지고 갈 것도 아니고 버는 데는 다 쓰여질 이유가 있었겠지. 베짱이처럼 놀고먹는 삶을 산 것도 아니고 酒池肉林에 빠져 살아보지도 않았고 다 써여져야할 곳에 알뜰히 쓰면서 살아왔으니 너무 자책하지는 말자.
여전히 내일도 아침이면 일어나 나갈 수 있는,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고, 모아놓은 재산은 없지만 열심히 살고 있으니... 죽는 날까지 뭔 일이건 하며 살면 살아지겠지. 아직은 내 한 몸 누일 작은 나만의 공간에서 살고 있잖아...
없는 건 돈이 좀 많이 부족하다는 것뿐... 마음은 늘 여전히 따뜻하고 바르게 움직이고 있으니... 그냥 살자! 큰 욕심내지 말고 내 할 도리를 다 하며 살 수는 없다 해도 항상 주어진 시간과 상황에서 고마운 마음으로 좋은 시선으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자.
오늘도 대구에서 돌아오는 길에 사무실에 먼저 들렀다. 두 그릇 가득 부어놓고 간 無時 밥은 깨끗이 비어져 있었다. 그래서, 다시 그 친구를 위해 물 두 그릇과 사료 두 그릇을 채워놓고 왔다. 언제던 오고 싶을 때 와서 먹고 가라고... 그러면 된 거 아닌가... 이 또한 내 행복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