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나도 양아치

by 허정구

어제 아침 출근길에 편의점에 담배를 사기 위해 들렀다가 찰나의 순간에 접촉사고가 났다.

도로변 편의점 앞 여유공간은 주차구역이었고 주차선도 그어져 있었다. 멈춤 시 주차선 안으로 넣어야 함에도 잠깐 (10초 만에) 담배만 사고 나온다고 생각하며 주차구역과 도로의 경계 여백에 차를 진행방향으로 세우고 후다닥 편의점으로 달려 문을 열려는 순간 뭔가 묵직한 소리가 나고 도로변에 주차한 내 차가 꿈틀거렸다.

순간 급한 마음에 서두르다 차량의 변속기어 위치를 잘못 두어 차가 출발하려는 줄 알고 문을 밀던 나는 뒤돌아서 뛰어 차로 와보니 주차선 안의 차량이 후진하며 조수석 옆 문짝을 뒤 범퍼로 박아버렸다. 딱 그 순간에...

내가 차에서 내리고 3m 거리에 편의점으로 달려가 문을 밀치던 그 짧은 시간에 《딱! 마침 그 순간에 하필 》주차구역에 주차해 있던 차량은 출근시간이라 똑같이 급한 마음에 서둘러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고 차로 돌아가 앉은 후 내가 차를 떠난 그 순간에 《딱! 마침 그 순간에 하필이면 그 순간에》 아무 의심 없이 후진을 했나 보다.


왠지 주차할 때부터 뭔가 기분이 껄쩍찌근했고 그냥 갈까. 살까 두어 번 망설이다가 딱 떨어진 담배 그걸 사기 위해... 그놈의 담배 때문에... 나름 편의점 앞 주차구역에 주차된 차들 중 안 나갈 거 같다고 생각되는 차량을 선별한 뒤 그곳에 세워두었는데 딱! 그곳에서 딱! 그 순간에 사고를 일으켰다.

크게 우그러지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부딪치는 충격에 문짝 하단부가 약간 밀려들었고 흠집이 났다.

일단...'원치 않는 사고가 났지만 어쩌겠니! 보험사에 연락해서 처리하고 가야지!" 하는 생각에 가해차량에게 보험사에 연락하시라고 이야기하는데 보험 처리하면 할증의 요인이 된다고 그냥 수리비를 주시겠다고 한다.
얼마를 받아야 하는가도 애매하고 또 가해차량은 주차구역에 정확히 주차한 차량이었고 그 주차구역을 가로막은 건 나의 차량인데... 상황은 가해차량이 후진할 때 주변 상황을 확인하지 않은 잘못이 있지만... 시시비비를 가리자면 잘못 주차한 내 잘못도 있을 것인데... 보험을 들고도 보험처리를 할 수 없는 또 다른 사연이 있는듯했다. 그렇게 서로 연락처를 공유하곤 헤어졌다.

일단은 회사에 도착 출근을 확인하고 수리비에 대한 견적을 확인하기 위해 인근 공업사로 갔다.

충격으로 손상된 부분을 원상 복구하고(판금), 다시 도색 처리하는 수리비용이 45만 원... 이란다. 《비싸네!》

나도 몇 번 그랬다. (1) 지금의 차량 전의 카니발-후방카메라가 없던 시절 - 도로변 가게에서 로또복권을 구입 후 아무 생각 없이 후진기어를 넣고 이동을 시작하는 찰나 내 뒤에 아무것도 없었는데 어느새 주차되어있던 차량을 인지한 순간 멈추었는데~그 순간 아주 아주 미세한 느낌이 있었지만~ 닿은 듯 닿지 않은 그때 내려서 본 하얀 차량은 비. 에무. 더블유였는데 특별한 흠집이나 손상은 유관으로 확인되지 않았는데... 보험처리를 하며 보험사에서 40만 원을 합의금으로 내게 주었고, 난 그 돈을 보험사를 대신해 합의금으로 전해줬던 적도 있었고, (2) 분명히 후방 주차하기 위해 주변을 살펴볼 때는 없었는데 후진 기어를 넣고 이동과 동시에 어느새 뒤엔 차량이 와 있었고 그래서 또 보상처리를 해줬었다. 그로 인해 나의 보험료는 할인에서 지지지난해 할증으로 바뀌어 현재도 근 100만 원에 가까운 보험료를 내고 있기에... 상대방의 쓰린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아무튼 공업사에서 수리비용에 대해 견적가를 확인한 후 그냥 뭐 타고 다니다 보면 언젠간 이 정도의 흠집은 생길 수 있지 하는 생각에 그냥 서로 "죄송합니다. 조심합시다"라고 말하고 싶기도 했지만 또 마음 한편엔 피해에 대한 보상심리와 돈에 대한 욕심도 생기더라.

수리비와 수리기간 동안 차량 렌탈료를 따지니 81만 원...
그 한순간 뜻하지 않게 부딪침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비용이 이렇게나 크게 산출되는 것에 놀라며 일단은 상대방의 연락처로 수리비용에 대한 내용을 전달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며... 렌털 없이 차만 수리하는 비용으로 어제 문자를 보냈었는데 오늘 통장에 수리비가 입금이 되었다. 50만 원!

입금내역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똑같이 얍쌉한 놈이구나. 별반 다를 게 없는 똑같은 놈이구나.

괜찮습니다! 서로 조심하고 조심합시다!
제가 주차구역 진출입 공간을 막고 세워둔 잘못이 있고 , 충격에 의한 상흔은 발생했지만 눈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니 항상 서로 좀 더 살펴보고 안전 운전하도록 합시다. 이 말하지 못한 채 나 또한 가만히 있는 내 차에 부딪히고 경미하지만 파손을 일으켰으니 보상하시오! 라며 뒷목부터 잡고 나자빠지는 한몫 챙기려 하는 심보랑 다를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

늘 돈이다.

항상 돈과의 관계다.

차란 것이 운전하고 다니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과 달리 상처도 입고 긁히기도 하는 것인데... 다행히 이번 일로 외관이 깨지거나 부서져 기능이 상실된 것은 없고 단지, 조금 아주 조금 상흔이 남았을 뿐인데... 이 일이 발생한 책임의 부주의에서 나 또한 자유롭지 않을 텐데... 50만 원! 이 돈을 내가 받을 수 있는가?... 나도 양아치. 똑같은 양아치구나!... 어차피 고치지도 않을 것이라면 절반만 가지고 절반은 돌려주자. 돈이 전부가 아니니... 돈은 절반만 받고 상대방의 마음은 다 받고, 나 또한 돈은 절반반 돌려주고 미안하고 죄송한 내 마음은 다 주고

방금 전까지 아주 크게 눈에 두드러지던 (보기 싫던 흉터 같던) 약간의 찌그러짐이 생각이 바뀌니 이것도 뜻있는 표식 같은 생각이 든다. 그렇게 살자! 서로 이해하면서... 나로 살자! 나도 잘한 거 없으니...


주차 정확히 하자!
담배연기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듯 잘못된 주차 또한 타인에게 큰 금전적 손실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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