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선입관과 무던함

by 허정구

문득 그 (사람)의 장점은 한결같은 무던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아지지도 않고, 더 못해지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고, 달라지지도 않으며, 더 열심히 일하지도 않고, 제 몫만큼만 챙기며, 필요할 때엔 자리를 항상 채워주었고, 나서진 않아도 그렇다고 물러나지도 않는 변화와 혁신의 반대편에서 무던함과 적당함을 유지한 채 1년. 2년. 3년이 다되어가도 여전히 한결같은 무던함.


나보다 얍삽하지 않고 약삭빠르지 못한 이유로 상황을 쉽게 읽히고, 약삭빠른 나는 내게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뒤 내 눈에 자리 잡은 나의 선입관으로 그 (사람)의 한결같은 무던함을 자꾸만 눈에 담고 마음에 담는 건 아닐까.


나의 잔머리보다 못하기에 그 (사람)의 잔머리가 보이고

나의 꼼꼼함보다 못하기에 그 (사람)의 허술함이 보이고

나의 독한 마음과 다르기에 그 (사람)의 약한 마음이 보이고

나의 외로움의 깊이가 깊어 그 (사람)의 쓸쓸함이 보이고

나의 무능함이 더 크기에 그 (사람)이 더 유능했으면 좋겠다는


나의 욕심이 더 그(사람)을 힘들고 힘겹게 하는 것 아닐까.


생각이 다르고

기준이 다른다는 것


그 (사람)은 내가 아님을 아는데 난 자꾸만 나로 평가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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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금 난

나부터 바꿔야 함을 깨닫고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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