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풍경을 즐긴다
잉어잡이터에 어린 아들과 같이 온 아빠는 낚싯대 2대가 약간 엉키는 상황에서도 첫마리로 잉어를 잡았고, 뜰채에 담겨진 큰 잉어는 꼬마 애기가 사진을 찍으려 준비하는 사이, 아빠가 엉킨 낚싯대를 푸는 사이 한번 풀쩍 띄더니 깊은 물속으로 사라졌다.
사진을 찍어 엄마에게 자랑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꼬마 애기는 아주 큰 아쉬움을 느끼는 게 내게도 전해질만큼 컸다. 그리곤 한참 동안 아빠에게 고기는 잡히지 않았다. 붕어를 잡는 내게 그동안 두어 번 고기가 잡혔고, 내 옆의 중층낚시를 하는 분은 간간히 수시로 낚아 올리고, 잉어탕의 건너편에서도 한두어 마리 잡히는데 꼬마 애기 아빠만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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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한참 뒤 아빠가 벌떡 일으서며 아들에게 뜰채를 외쳤다. 그리고 핸드폰을 보며 심심해하고 지루해하던 애기에게 아빠는 세상 멋진 아빠가 되려는 순간... 팽팽했던 낚싯줄이 뒤편으로 튕겨져 버린다. 챔질이 늦은 탓일까... 고기가 빠져버렸다.
음... 옆에서 지켜보며 맘속으로 응원하던 나조차도 아쉬운 순간이었다.
또 그렇게 조용한 낚시터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한가로움만이 흐르고, 그렇게 애기는 아빠만 고기를 잡지 못하는 낚시터에서 "고기가 없나 봐"... 하며 뜰채를 장난감 삼아 물에 담갔다가... 빼보았다가... 휘젓었다가...
하지만... 아빠는 해냈다.
3칸 남짓 낚싯대가 꺾어질 듯 휘어지며 아빠와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이 아주 큰 놈이 낚였음이 분명했다. '제발 이번에는 빠지지 않고 와야 할 텐데'... 한참의 실랑이 속에 아빠는 팔뚝만 한 잉어를 제압했고 애기는 그렇게 기다리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근데 사진을 여러 번 찍을 줄 알았던 내 생각과 달리 아주 간단히 심플하게 딱 2번... 그게 다였다. 그 모습을 보며 '순수함이란 바로 저런 거구나. 욕심이 없다는 건 바로 저런 것이구나!' 생각했다. 더 크게 더 좋은 모습을 얻기 위해 이리저리 여러 번 찍는 게 아닌 '딱 아빠가 고기를 잡았다'는 사실만 필요한 것에 충실한 사진 찍기...
그 후 아빠는 두어 번 더 큰 잉어를 잡았고, 애기는 신이나 이렇게 말했다.
"아빠 몇 번을 잡은 거예요?"
"오늘은 잘 잡네!"
"내가 있으니 잘 잡네!"
애기는 신나 콧노래를 부른다." 띄리~ ~니"
세상 부러운 아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