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와서 낚시를 머뭇거린다.
바람 때문에...
지나가는 마지막 장마비가 흩뿌렸다가 해가 났다가
낚싯대도 있고
싱싱한 새우 미끼도 사 왔는데
밑밥까지 차에 모두 준비되어 있는데...
나는 낚시를 머뭇거린다.
"알. 기. 때. 문. 에."
내가 잡고자 하는 벵에돔을 잡아 봤기 때문에
벵에돔을 잡기 위해선 밑밥을 뿌려야 하는데
이 바람에 이 파도에 밑밥을 뿌리는 게 안될 거 같아서
이 바람에 낚싯대를 제대로 던질 수 없음을 알기에
바늘만 매달린 낚싯줄은 바람이 날려 엉킬 것을 알기에
그래서 나는 무식하게도 바람이 조금이나마 잦아들길 기다린다.
근데... 바람이 멈추길 기다리는 나는 더 멍청하다.
이 바람은 쉽게 멈추지 않아...
이 바람은 산들바람이 아냐.
일기예보를 보고 알고 있는 나는
내일이나 멈출 바람을 지금 기다리는 나는 멍청하다.
생각해보니...
삶도 그러네.
"알. 기. 때. 문. 에. 멈칫멈칫하는 많은 것들..."
과연 그건 잘하는 것일까.
아무것도 모르던 지난달에는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몰랐기에 기대감을 안고 바다에 도착하면 곧장 낚싯대를 던지던 나는 한 달이 지난 오늘은 알기에...
바다에 와서 낚시를 할까 말까 머뭇머뭇거린다.
모르는 것이 나은 건지
아는 것이 나은 건지
삶에선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