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핸드폰이 꺼지는 순간

by 허정구

핸드폰이 꺼지는 순간...
제일 먼저 찾아온 건 난감함이었다.

목적지를 알려주던 네비가 없어지며 순간 난 도로에서 방향을 잃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좌회전하세요.
우회전하세요.
직진입니다.

그 말이 멈춘 순간 사거리에서 나도... 멈추어 버렸다.

도로가에 설치된 이정표만 보고도 자전거를 타고 동해안으로 무전여행을 갔었는데... 이젠 몇 번을 갔던 길도 다시 찾아가지 못했다.

난 그냥 네비가 알려주는 대로 운전을 했을 뿐 길을 보진 않았다.
핸드폰이 꺼진 순간... 어디에도 도움을 청 할 수 없음에 놀랐다. 늘 한시도 손에서 떨어질 줄 몰랐던 핸드폰이 어느 때부터인가 내 일상의 삶을 좌지우지하고 있었음을 오늘 나는 달리던 길에서 핸드폰의 배터리가 1%에서 0%로 바뀌며 꺼지는 순간 알게 되었다.

나도 나도 모르게 핸드폰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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