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어떤 시간적 차원적 공간 속의 나

by 허정구

일상의 휴일은 여유롭다.

1. 누군가 날 깨우는 것이 싫다.
그래서인가 어제와 오늘 깨어난 시간은 비슷한데 어제는 누군가의 전화에 깨어나야 했고, 오늘은 내 몸이 날 깨웠다.
어제는 무지 피곤했고, 오늘은 그나마 개운하다.
늘 피곤하지만 사는 거 별거 없다. 그냥 먹고 움직이고 또 자고 때론 몸이 움직이는 대로 움직이고, 때론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움직이고... 그러나 그 움직임에는 제약이 따른다. 원하는 걸 하기 위한 그에 따른 다른 수고가 동반되어야 하니 그로 인해 움직임에 제약을 받는다. 그것이 갈등이고 스트레스고 그것이 일상이다.

그래서, 휴일은 아무런 계획이 없다. 잠에서 깨는 것도 몸이 움직이는 것도, 마음이 움직이는 것도 모두 오롯이 즉각적인 나의 움직임이길 바라며 누구의 간섭도 없는 나의 시간을 보낸다.

2. 여전히 마음은 외롭다.
혼자 잠들고, 혼자 깨어나, 배고픔에 먹을 수 있는 것들로 배를 채우고, 씻고, 세탁기에 빨래를 부탁하고 방을 벗어나 나왔다. 어느덧 하루는 저물어가고 마지막 지는 햇살은 선명하다. 지금까지 오늘 내가 내뱉은 말은 AI 스피커 지니에게 "지니야. 테레비 꺼" 그것뿐이다.

그래서일까. 그사람생각이 났다. 예쁜 사람.
그러나 없는 사람. 오로지 기억 속에만 있는 사람.

3. 아무런 의미 없다.
그 무엇도. 그 어떤 열정도. 어떤 행동도. 모두 다 똑같은 제 각각의 삶에 한 부분일 뿐이다. 그리워하는 것도, 추억하는 것도, 바라보는 것도, 그냥 개미들의 끝없는 행렬에서 앞으로 나아가 뭔가를 행하는 것처럼 모두 똑같다. 더 높은 것도 더 낮은 것도 더 좋은 것도 더 나쁜 것도 더 비싼 것도 더 가치가 있는 것도 없다. 그냥 그렇게 믿을 뿐이다.

그러니 잔대가리 굴리지 말고 그냥 시작된 하루를 그냥 보내면 될 뿐이다. 하던 일을 하면 된다.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안되면 안 되는대로 되면 되는대로...
신은 나의 삶에 아무런 티끌만큼의 관심도 없는 것처럼 나 또한 공간 속에서 그냥 움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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