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새 신발

by 허정구

신발을 샀습니다.
비싼 고급 신발을 사기엔... 부담스러워 저렴한 5만 원대 신발을 인터넷에서 샀습니다.

도착한 신발은
사진에서 보여지던 것과 달리 색상부터가 달라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신발 옆면이 터져 물이 새는 예전 신발을 계속 신을 순 없기에 그렇다고 반품하고 더 비싼 신발을 사기엔... 형편이 녹록지 않으니 그냥 신습니다.

새 신발은 발이 아픕니다,
~매장이었다면 신어 보면서 그나마 발에 맞는 사이즈를 선택했겠지만...~ 그래서, 인터넷에서 구두 확장기를 샀습니다.

처음에 3일... 신어보고 또 2일... 정말 늘어나더군요.
그런데도 다시 줄어드는지 또 발이 아파서 또 3일을 최대로 넓혀서...
이제는 신고 다니며 발과 신발이 서로 적응하는 중입니다.
발이 아픔을 참고 무던해지던지 신발이 더 이상 오므라들지 않고 형태를 유지하던지...

늘 이 장면과 이 말이 기억납니다.
영화에서 4명이 마작을 하다 한 명이 빠지게 되죠. 결혼기념일이라서 집에 가야 한다며 자리를 떠나갑니다. 그때 나쁜 주인공이 등장하고 다시 4명이 채워집니다.

그때 4명 중 한 명이 말합니다. 마작에서 가장 어려운 게 뭔지 아느냐고... 그건 "이렇게 같이 게임을 할 4명을 모우는 것"이라고 하며 웃습니다.

저도 그런 거 같습니다.
누군가 떠나가게 되어 빈자리가 생기면
'꼭 맞는 19명을 한 팀으로 유지한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 생각합니다. 처음엔 서로 다른 조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튀어나온 면이 갈리어 빈틈없이 딱 채워지는 한 팀이 되어갑니다.
또한, 어떠한 상황에서 필요에 의한 새로운 변화일지라도 '그걸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게 아프구나' 하는 걸 새삼 다시금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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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서 인용한 영화는 '신의 한 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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