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도리(다음 주에는 대구에 다녀와야겠다)

by 허정구

전화를 했다. 한참만에.
"팔순이 넘은 어머님이 이젠 아파서 안 되겠다며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신다"라고 한다. 평생을 고된 일속에서 살아오셨는데 이젠 혼자 몸을 가누고 사부작사부작 다니는 것도 힘에 겨우신가 보다. 평생을 키워주셨는데 멀리 있다는 이유로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아니, 하지 않는다.

아프다시며 그 와중에도 나보곤 틈틈이 병원에 가서 검진도 해보고, 잘 챙겨 먹으라 신다. 몸은 벌써 지쳤는데 아마 정신마저 지치면 옆에서 챙겨줄 누구 하나 없기에 지금까지 꼿꼿이 버텨오셨는데 '이젠 많이 힘겨우신가 보다.'

지금껏 살이도 여전히 마음에 짐 하나 덜어드리지 못하고,
그냥 나 살기 바빠 하루하루를 보내는 동안 어머님은 늙어 갔고, 이제 늙음도 깊어져 힘드시구나 하는 게 말 마디마디에서 느껴진다.

어제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다음 주엔 한번 다녀오려고 육지 가는 비행기표는 예약했는데 모르겠다. 갈 수 있을지...

갈• 수• 있• 었• 으• 면•...
간다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그래도 얼굴이라도 한번 뵙고 와야겠다.

다음 주에는 대구에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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