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아파트 빼곡한 창 사이로 딱 한 곳 창문이 열려있다.

by 허정구

아파트 빼곡한 창 사이로 딱 한 곳 창문이 열려 있다.
그곳엔 아쉬움 가득한 엄마가 손 흔들고 있다.
엄마는 허리가 무릎이 아프다하지만 찾아온 아들과 손주에게 따뜻한 밥상을 매 끼니마다 챙겨주셨다. 곰국엔 국물보다 고기가 많았고, 지난 설 먹지 못했던 떡국을 큰 대접에 한가득 넘치도록 가득히, 빛깔 좋은 비싼 소고기는 삼겹살 굽듯이 불판에 가득 올려 살아생전 하나라도 더 챙겨 먹이시려는 마음이 넘친다.

서로 마음만 애닳다...

아파도 아플 수 없는... 자기 몸하나 꿈쩍이지못하면 누구 하나 챙겨 줄 사람이 없어 엄마는 아파도 아플 수가 없다. 그렇게 엄마는 평생을 자식들 보살피며 살아오셨는데 수술이 무서운 게 아니라 정작 본인이 아프면 돌봐줄 누군가가 없음을 알기에 그것이 더 무서운지도 모르겠다.

빼곡한 아파트 복도 창엔 엄마가 손 흔들고 있다.
마지막 일지도 모를... 그래서 그곳을 바라볼 수가 없다.

모두 마음만 애리다. 모두 같은 마음이라 아무 말도 쉽게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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