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도 딸이 하나 있었으면 지금처럼 외롭진 않을 텐데... 힘들진 않을 텐데..
그 잘난 아들만 덜렁 둘 뿐이니... 나이가 여든을 넘겨도 여지껏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그렇게 사신다...
딸만 있는 이모는 길 가다 넘어졌다고 신발이 닳아서 그렇다며 25만 원씩이나 한다는 신발을 첫째 딸도 둘째 딸도 셋째도 넷째도 사줬다는데... 아들만 둘인 우리 엄마는 이모가 챙겨주는 이모의 딸들이 챙겨주는 신발을 신으신다.
무릎이 아프고 허리가 아파도 여지껏 해 온 일들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건... 아프고 싶어도 아플 수 없는 건 그건 엄마에게 딸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당신 스스로 밥을 해 먹지 않으면 그 잘난 아들은 밥을 챙겨주지 않는다. 한놈은 객지로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돌아다니고, 또 한 놈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객지에 있는 나란 놈보단 훨 낫다. 엊그제 엄마는 신발 이야기를 하며 웃으시며 웃긴다 했지만 그건 부러움이었는지 모른다.
여전히 오이야 오이야
내게 밥 잘 챙겨 먹어라. 병원에도 가서 검사라도 받고, 기운 내거라 당신 걱정은 말라시며 객지에 사는 너나 잘 챙기라 하신다.
울 엄마에게도 딸이 있었으면 지금처럼 외롭진 않을 텐데... 힘들진 않을 텐데... 못난 아들만 둘이니... 참...
어릴 땐 이모가 이렇게 말했었다. 정구야! 나는 가시나만 넷 있다 하며 울 엄마가 부럽다 부럽다는 이모가 이젠 딸이 넷이나 있어서 부럽기만 하다.
어쩌면 난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모가 훨 더 부럽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