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흘러가는대로

by 허정구

내 맘대로 할 수 있는것조차 내맘대로 할 수 없는데 어찌 내뜻이 아닌 당신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 ~흘러가는대로~


파도를 넘어 물살을 헤치며 먼바다로 질주하듯 물위에 떠가는 배도 엔진을 멈추니 바람이 부는대로 움직이고, 지나간 배의 물여울에 또는 바닷물의 흐름에 따라 출렁이고 흘러가더라.


그래서 엊그제 낚시배를 굴양식장 부표에 꽁꽁 묶여두고서 낚시를 하더라.

저수지에 던진 낚시찌는 그 자리에 곧추서 미동도 없는데 바다낚시는 물살의 흐름에 따라 한없이 낚시줄을 풀어주는대로 흘러가더라. 한도끝도없이 계속 끊임없이. 바닷물도 흐른다는 걸 몰랐던 것처럼 새로움이였다.


붙잡으려해도 붙잡을 수 없는 인연들이 있다. 내 삶에 머물다 가는 사람들...때론 《연인》. 때론 《가족》. 때론 《친구》. 그 누구의 마음도 내 맘처럼 붙잡을 수도 바꿀 수도 없음을 안다.


어린 날엔

떠나는 연인의 마음에 매달려 숨막히는 밤과 낮을 보내며 사랑을 되돌리려 온 맘을 다 받쳤지만 떠난 마음 어찌할 수 없더라.


젊은 날엔

떠나는 아내의 마음에 매달려 이해하려했지만, 설득하려했지만, 참아보기도했지만 돌아선 마음 바꿀 수 없었고 긴긴시간 서로 힘에부치도록 견뎌봤지만 어찌할 수 없더라.


지금은 친구마음이 떠나간다. 뭘 해야하나...뭘 할 수 있나...아무 것도 안할수도 없고, 모든 것을 다할수도 없고 이젠 모르겠다.


몇몇에게 물어보니 흘러가는대로 그냥 내버려두라한다. 무심히.

그냥 받아들이는 것 외엔 내겐 선택권이 없음을 인정해야하는가?


이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가 한없이 작아지고 초라하고 그래서인가 맘이 허전하지만 이또한, 내 맘에 가득찬 욕심때문이였으리라 생각하며 비우려한다.


시작도 인연이였듯이 떠남도 인연이고, 그 인연이 내 뜻대로 내 맘대로 흘러온게 아니니 내가 움직일 수 있는 건 그나마 내 맘 하나뿐이니 기다리는 선택에 마음을 놓는다.


떠난 연인이여도 사랑이 아닌것은 아니고

떠난 아내도 애들 엄마가 아닌것은 아니고

떠날 친구도 우리 친구가 아닌것은 아니니


또 인연이 있다면

그 인연으로 만나지겠지.

지금이여도 지금이 아니여도


~흘러가는대로 받아들이려~ 다른 길이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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