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아들에게 보내는 첫 위문편지(사랑하는 아들 ○○○에게)

by 허정구

어떠니?

주말은 잘 보냈니.

어느덧 우리 아들이 커서 군대를 갔고, 군대 간 아들에게 위문편지를 보내는 아빠가 되어 버렸네. 미안함만큼 늘 고마워!

이렇게나 잘 커줘서.


우리 장한 아들 군대 가는 모습 꼭 보고 싶었는데 그것조차도 못하고 말았네. 참 세월 빠르다.

시간은 늘 멈춘 듯 안 가는 것처럼 어제도 오늘도 변함없는 하루하루 같지만 그 시간들이 쌓여 세월이 되면... 오늘 지금 느낌처럼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낸단다.

우리 꼬맹이들이 자라서 학생이 되고, 청년이 되고, 군인이 되고, 그렇게 지나간 시간들은 돌이켜보면 아쉬움으로 가득하지만 또 이렇게나 멋진 선물을 보내주기도 해.

먼 곳에서 생각만 하지만 우리 아들 군대 가고 나니 더 보고 싶더라. 아빠 옛날 생각도 나고...


돌이켜보면 그곳 생활이 힘들었지만 아주 좋은 경험이었음은 분명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고 또 그 생각들로부터 얻어지는 더 많은 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시간이었던 거 같아. 훈련기간이 길고 짧은 건 문제가 아닌 거 같아. 우리는 살면서 책에서도 배우고, 공부해서 배우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배우지만 늘 바보같이 스스로 경험을 통해서 배우는 게 더 많으니까...


훈련소 기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아주 짧지만 많이 경험하렴. 동기들과 흙바닥에 뒹굴어도 보고, 숨이 목구멍에 차올라 쓰러져 옴짝 달 삭 못할 때까지 맘껏 뛰어도 보고, 굵고 힘든 땀방울도 흘려보며 그 매 순간순간을 즐기고 기억하렴. 분명 너의 삶에 소중한 기억이 되고 중요한 순간이 될 거야.

아들!

우리 아들에게 모든 걸 다 해주고 싶은 아빠지만 결국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아빠지만 늘 우리 이들에게 보내는 마음과 응원은 한결같아. 언제나 어디서나 힘들고 지칠 때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하렴!

힘든 건 나쁜 건 "아빠에게 가라! "

그럼 언제건 너에게 어렵고 힘들고 나쁜 건 "아빠가 다 받아갈 테니. 너는 너의 길을 묵묵히 가렴. 너는 ○○○이니까."


여기 제주도는 계속 비가 내려. 먼 곳에서 태풍이 밀어 올리는 비구름에 억수 같은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네.


잘 지내

멋진 훈련병의 모습 눈에 선하네. 사랑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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