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자연 앞에서

by 허정구

태풍으로 꼬빡 일주일을 보낸다.

쉴 새 없이 강한 바람이 불고, 굵은 비가 쏟아붓듯 땅바닥을 휩쓸고 지나가면 또다시 구슬 같은 빗방울이 떨어져 바닥에 물보라 진다.


지난 월요일부터 시작된 이번 태풍(제14호 찬투)은 아주 긴 전야제를 치르고 내일부터 직접적 영향권에 접어든다고 한다. 지금까지 분 바람과 지금까지 쏟아진 비도 엄청난데


과. 연.


어떤 모습으로 내일 그 위용을 드러낼까...

지금은 잠시 숨 고르기를 하나보다. (오늘 오후부터 빗줄기는 멈추고 바람만 '휘익~ 휘익~ 쐐'하며 나무와 나무 사이를 스쳐 지나간다)


엊그제는 이런 생각을 했다.

자연이란...

감히 내가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크다는 걸 다시금 생각했다.

보이지 않는 아주 아주 멀리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힘이 여기 나 있는 곳에 닿아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바람과 하루. 이틀. 사흘 동안 비가 내리는 것을 경험하며


자연이란 정말 멋진 힘이란 생각을 했다.

무한함 힘을 가진 자연 속에 한낱 나는 아무것도 아님에도 그 힘에 그나마 조금이라도 지키려 아등바등하는 걸 알면서... 자연이 부러웠다.


엄청난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자연.


또 내일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설렌다. 절대 이기려 하지는 않는다. 그 힘에 수긍하며 그냥 지나는 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려 할 뿐...


내가 최고로 크게 상상하는 엄청난 크기의 힘이

아니 내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크기의 힘 조차도

어쩌면 자연 속에서는 고작 작은 모래 한 알조차도 안될지 몰라...


정말 크다는 것은 얼마나 큰 것일까......


5000억 보다 크다면 과연 그건 어떻게 상상해야 가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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