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라고 가족에게 전화를 허락했다는 말에... 우리 아들이 군인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꼈어.
아침 잠결에 핸드폰 벨소리를 듣고 그 화면에 너의 이름이 있는 걸 본 순간 잠이 '확' 깨더라. 추석 연휴에 선물과도 같은 너의 목소리는 그리움과 아쉬움에 뭉클했고 감동적이었지.
잘 지내는 걸 목소리만으로 알 수 있었고, 여전히 아빠에겐 앳된 우리 아들의 고운 음성이었어. 엄마에게 먼저 전화했다는 말이 고마웠고, 아빠가 보낸 위문편지 받았다 하니 기뻤고, 답장 보냈다는 말에 소중한 보물을 얻은 듯 설레임이 시작되었어.
짧기에 더 소중한지도 몰라. 분명 더 소중할 거야. 평생 두 번 다시 경험할 수 없는 훈련소 기간임을 꼭 기억하고 한순간 한순간 그 느낌과 생각들을 꼭 기억해서 너의 남은 군생활에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밑거름으로 삼으렴.
아빤 공항에 왔어...
한참을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아들 생각. 할머니 생각. 아빠 동생 생각. 준필이 생각. 엄마 생각했어. 그리고 또 생각을 비우기도 하고
생각하고 털어내고 또 채우고 또 비우고 그러면서 다듬고 손질해서 하나의 작품 같은 인생을 삶을 우리들은 아주 조금씩 만들어 가는 거 아닌가 생각해.
아빠의 위문편지 말고 여친의 위문편지가 정말 힘이 나는 위문편지인데... 아쉽게도 지금 여친이 없다니 그거 또한 아빠가 미안하네.
군복은 어때. 우리 아들은 키도 크고, 몸도 있어서 뭘 입어도 패션이 될 거 같은데... 무지 궁금하다. 오늘도 게시물이 올라왔나 보고 보는데 여전히 아무런 등록물이 없네.
훈련병이라도 휴일엔 그나마 좀 자유롭게 해 주지 않니?
아빤 일부러 부대밖에 나가고 싶어서 대부분 훈련병들은 종교활동으로 교회. 성당 갔었는데 (아빤 유별나잖아)... 불교를 선택 주말에 교회. 성당 가는 훈련병들은 내부반에서 부대 내 교회로 체육복 입고 갔다가 초코파이 하나 먹고 왔었는데 불교행사 참석자는 군복에 야생까지 단정하게 차려입고 걸어서 부대 밖 5km 정도 곳에 있는 절에 갔었지... 그러면서 부대 밖 공기도 마시고... 덕분에 불교에 귀의해서 법명도 받았잖아. 「 道文」이라고 아빠 법명이야...
초코파이 먹고 싶지 않니?
PX 이런데 요즈음은 보내주는 가...
아마 논산훈련소는 신병을 위한 공간이니... 갈 수 있을 듯도 한데... 가면 훈제 닭다리 치킨이라도 사 먹고... 아빠 때는 사단에서 위탁 교육받아서 6주 동안 단 한 번도 혼자 PX를 간 적도 갈 수도 없었고, 4주 차쯤 내무반원들 모두 1000원 정도 내서 대표로 누군가 사 올 때 5번 훈병 아빠가 갔다 왔고 다 같이 모여 과자파티를 했었지.
'고추장 닭발. 고향만두' 등 많이 먹었는데... 이런 건 군대 내에서 먹는 것과 밖에서 먹는 건 맛의 차원이 달라.... 우리 아들은 훈련병이지만 짬밥이 벌써 좀 되니... 보내줬으면 좋겠다...
아들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늘 건강하고 힘차게 당당하게 멋지게 훈련하렴.. 아들 사랑해... 많이. 아주 많이.. 아빠가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