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결에 선물을 받았다.
지난주에 훈련소에 입소한 아들의 전화였다.
군대
군대다 보니 추석이라고 가족들에게 전화를 허락했다면서... 아들의 맑고 당당한 목소리를 듣는데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났다. 나는 북받치는 감정에 어! 어~.라는 대답밖에 할 수 없었지만 그리운 아들이 밝은 목소리 들려준 선물의 아침이었다.
보낸 위문편지는 잘 받았고, 내게 답장도 했다더라.
그 답장이 지금 무지 기다려진다. 보믈 같은 아들의 편지...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까이~'어제 길가에 걸린 현수막에 씌여 있었다.
그 글귀를 보며 나는 혼자 이런 생각했다. 과거에 빠져 사는 나는 《몸은 멀리. 마음은 더 멀리》 그렇게 혼자 외로움과 그리움을 떨쳐 내며 지내야겠구나 생각했다.
지금 공항으로 가고 있다.
추석명절이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쓸쓸함과 안타까움으로만 가득 채워진 채 늙은 어머니 혼자 차례상을 차리는 것에 늘 마음이 무겁다. 객지 생활 25년!... 그중 어느덧 절반이 독거노인 마냥 떠돌며 혼자 살아왔다.
마치 아버지 떠나신 그때처럼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머니랑 나랑 동생 세명이 전부인 추석 모임이지만...
내가 아들의 전화에 미안함과 그리움과 아쉬움에 목이 메이듯 나의 어머니 역시 못나고 여전히 가진 것 없는 아들이지만 이런 날에라도 얼굴 한번 보는 것이 내가 해드릴 수 있는 얼마 남지않은 도리임을 알기에 공항으로 가고 있다.
그냥 또 잠만 자다가 차려주는 밥만 먹다가 오겠지만 그 어머니의 밥상마저 이번이 마지막일지 또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잠시나마 옆에 머무르며 서로 애닳봐 차마 말은 못 하지만 가슴에 품고 있는 情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고 서둘러 오려한다.
사는 건 늘 별일 없다..
'잘 지내지?' '별 일 업지!' 그 말에 담긴, 숨겨진 무수한 이야기들이 이제 조금 보인다.
오십의 나이에...
모두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명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허정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