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회사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시끄럽던 식기 소리와 사람들의 대화가 문득 멈춘 듯 느껴지고,
그 순간, 이상하게도 내가 있는 공간이 너무 선명하게 다가왔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른 개체인데, 왜 똑같은 시간에 사무실에 모여서, 같은 음식을 같은 공간에서 먹고 있을까?
이들에게 행복은 어떤 모습일까? 내가 고민하는 행복과 비슷할까?
이런 모습은 내일도, 모레도 반복되겠지. 그런데 이 반복 속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는 도대체 무엇일까?’
함께 인사를 나누고, 일하고, 웃던 사람들도 나처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걸까.
예전엔 당연히 그럴 거라고 믿었다. 세상 사는 건 다 거기서 거기고, 사람들의 고민도 결국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잘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남들보다 쓸데없이 복잡한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대부분은 이런 고민들은 하지 않고, 그저 주어진 하루를 살아내며, 적당히 만족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왜 이런 생각까지 하는 걸까.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내는 일들을 왜 나는 붙잡고 바라보는 걸까.
우리는 대부분 사는 대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어나서 출근하고, 일하고, 밥 먹고, 퇴근하고, 잠들고…
그 반복 속에서 ‘나’라는 존재는 희미해지는 것 같다.
마치 컨베이어 벨트 위를 흘러가는 물건처럼, 정해진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느낌.
가끔, 아주 가끔 이런 순간이 찾아온다.
일상의 흐름이 멈춘 듯한 느낌.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이 선명하게 자각되는 순간.
이런 순간이야말로 내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닐까..
남들이 보기엔 쓸데없는 망상일 수도 있겠지.
그저 맛있게 밥을 먹으면 되는데, 왜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하냐고 묻겠지.
하지만 나도 답은 모르겠다.
어렴풋이 느끼는 건, 어쩌면 깨어 있다는 게 이런 건 아닐까 하는 것이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나라는 존재를 자각하려 애쓰는 것.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문득 ‘지금 여기’를 느껴보려는 것.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단순히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음’을 경험하는 게 아닐까.
확신도 없고.. 이게 맞는지, 이런 고민이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질문들을 던지며 살아가는 것 자체가, 혹시 내가 찾고 있는 무언가에 조금씩 다가가는 과정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