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그런 오묘한 색,
당신은 그런 빛을 뗬다.
검붉은 색이 섞인 어두운 보랏빛.
적당한 인생을 살아왔기에
많은 군상들 안에 섞일 수 있었고
다양한 이들의 색깔을 보아왔으며
그들은 모두 각자의 색을 가지고 있다.
맑고 청량한 파란색,
산뜻하고 푸르른 초록색,
밝고 선명한 노란색,
뜨겁고 정열적인 빨간색,
따뜻하고 명랑한 주황색.
그러던 어느 날
어떤 특별한 이유 없이
네가 눈에 띄었는데
지금껏 보지 못했던 낯선 색상이
네게서 빛나고 있었다.
검붉은 보랏빛의 색깔.
위험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도무지 예측하기 힘든
그런 알 수 없는 색이었다.
그 색깔이 내게 물들 때면
나는 항상 몸의 어딘가가
아팠던 것 같지만
정작 헤어 나오긴커녕
검붉은 보랏빛 수면 위를
얼굴만 내민 채
넘실거리며 떠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