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동(波動)

세상에 휘둘려 일렁이는 미약한 일렁임

by 박헌일


저기 한 구석에 고인 작은 물웅덩이처럼

세상의 기울기 따라

제자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미약한 파동만을 일으킨다.


한 자리에서 이는 수면의 물결은

미세하기 그지없어서

어떠한 변화도 꾀하지 못해

그 주변은 다시금 고요해질 뿐이다.


움찔거리는 작은 일렁임이 퍼질 때마다

이따금씩 썩은 냄새를 풍겼고

파동은 그 자리에서

그것이 원하는 곳까지 뻗치지 못했다.


그저 얕게 들썩이는 물결이

그곳을 향해 나아가다가

끝에 다다르지 못하고 이내 잠잠해져

수면에 비치기만 할 뿐.


미약한 파동이 원하는

그곳에 닿기 위해선

강한 충격이 필요했다.

아주 강렬한 충격.

keyword
팔로워 699
매거진의 이전글안개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