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밀물이 유실물 하나를 안고 밀려와
나라는 안개섬에서 2년 4개월을 머물다
썰물처럼 해안에 모든 것을 끌어안고
그렇게 다시 떠내려간다.
밀물일 때의 섬 주변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커다란 암벽들이
썰물 때가 되면서 안개가 서서히 걷히며
숨기고 있던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토록 험하고 거친 암벽들도
흘러가는 너를 더뎌지게만 할 뿐,
결국엔 저 멀리 흘러가 거센 파도로 돌변한 너는
거짓된 풍경에 속은 배신감으로 인한 필연이었다.
2년 하고 4개월, 너와 내가 함께했던 시간이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지금은 어렴풋한 그 세월 뒤에 남겨진 것은
네가 안고 온 유실물 하나뿐이다.
병 안에 담긴 편지인 유실물은
불현듯 한 마리의 새가 날아와 편지를 꺼내어
먹이를 살피듯 이리저리 굴리다 보니
돌돌 말린 편지는 자연스럽게 펴졌다.
" 바다 한가운데서 길을 잃어
표류하고 있으니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제발 도와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