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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홍 Sep 12. 2021

주도적인 사람은 늘 하고 싶은 걸 찾아 나선다.

03. 연구실, 전공 6개, R언어 대내 활동 (`16.3)

 3학년은 공대생들에게 흔히 사망년이라 부른다. 전공들이 가장 빡세기도 하고, 학점에 가장 신경을 써가며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3학년 1학기는 나에게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한 도전의 연속이었다. 지난 학기보다 전공 과목은 더 심화되었고, 복수전공인 나는 당연히 또 6전공을 택했다. 졸업을 빨리 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개강하자마자 나를 솔깃하게 한 공고가 하나 있었는데, 산업경영공학과에서 학부연구생을 모집한다는 것이었다. 보통 공대에서는 3학년 때부터 학부연구생을 지원하면할 수 있었는데, 일정 부분 월급도 주고, 교수님, 박사님들과 같이 연구활동도 할 수 있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지원했다. 


 사실 학부 연구생으로 지원한 이유는 데이터 분석이 주 목적은 아니었다. 다만 대학교에서 나만의 책상과 나만의 컴퓨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생각해보면 대학이라는 그 넒은 공간은 대부분 학생증을 통해 대여하는 공간이지만 나만을 위한 공간은 거의 없다. 거기에 노트북을 갖다놓고 공부할 생각이었다. 다행히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한다는 것이 매리트가 되어, 산업경영공학과 '지능형 시스템 설계' 연구실에 학부연구생 신분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3학년 1학기 때는 연구실에서 따로 연구활동은 하지 않았다. 교수님이 시키신 일만 했으며, 인공지능 시대의 교통 법규를 번역하는 일을 했다. (영어를 잘해서 번역한건 절대로 아니다....ㅎ) 대부분의 시간을 6전공 과목 과제하는 데 시간을 보냈으며, 연구실에 공짜로 있는 A4용지로 전공 과목을 프린트 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4월 말에 나를 또 솔깃하는 공고가 하나 더 떴다. 바로 대학 내에 'SK 청년비상 프로그램'으로 데이터 분석 교육을 한다는 것이었다. 주 언어는 R언어로 나는 또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어짜피 목요일까지만 수업을 들으니, 금토일은 널린게 시간이니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이때가 내 데이터 분석 관련된 첫 언어였다. 수업은 주로 R 기초 문법, 시각화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정말 재미는 없었지만 나중에 내가 실제 데이터 분석을 해보는데 있어, 그때 배웠던 문법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월화수목은 학과 수업, 금토일은 데이터 분석 교육을 듣는데 시간을 다 보냈다. 


  3학년 1학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때가 내 5학기 통틀어서 가장 성적이 좋았고 내 생에 첫 성적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나는 분명 학교 수업만 듣지도 않았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도전하는 시기였다. 심지어 여자친구도 있었다. 6전공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왠지 기회가 있을 때 하고 싶었다. 시험 기간에는 새벽 3시에 들어가는 일이 일상이었지만, 3학년 1학기를 끝난 시점에 돌이켜 생각해보면 충분히 할만 했다.


 우리는 무언가를 생각하다보면 많은 두려움이 있다. "이것까지 하면 너무 바쁠거 같아서...."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막상 행동을 해보면 별것 아닌 경우도 많다. 현실에서는 오히려 '생각'을 다하고 '행동'하기 보단, '행동'을 하면서 '생각'이 따라서 정리되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에 주도적인 사람은 늘 자신을 돌아보아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을 찾아 나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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