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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것은 코로나였어요

헤오씨의 세계 여행 - Travelog 11. 부다페스트 in 헝가리

by Heosee

"다시 또 코비드 나인틴"

"여행 중에 이렇게 아픈 건 또 첨이네."



헤오(Heo) : 앗 이것은!





헤오(Heo) : 너무 강행군이었나.. 감기일까? 늙은 걸까?

암스테르담을 떠나는 마지막날, 열은 오르락내리락, 컨디션은 오락가락.

아쉬운 마음과 아픈 몸을 이끌고, 저녁 비행기를 타기 위해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으로 향했다.

몸은 천근만근 무거워져만 가고..



헤오(Heo) : 우선 살아서 부다페스트까지만 잘 도착하자.

그렇게 밤 비행기를 타고 저녁 11시 30분쯤 부다페스트 공항에 도착했다.

짧은 2시간의 비행이었지만 몸은 20시간 비행한 것처럼 느껴졌고

공항버스를 타고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우여곡절 끝에 숙소에 도착했다.

-(실은 버스를 잘못 타서 한참을 고생)


공항 버스가 이렇게 반가울 줄은~


AM 1:00

헤오(Heo) : 드뎌 도착! 체크인 부탁합니다.

남직원 : 네. 여권 확인 했습니다. 방은 9층이에요

지친 몸이지만 두 번 다시 베드버그에 당하지 않겠다!

무서운 벌레를 확인하기 위해 침대 이리저리를 뒤집어보고는

안도하며 빠른 샤워 후 감기약을 두어 개 복약하고 나선 잠을 청해 본다.


AM 6:00

간밤 내내 끙끙 거리며 아파왔다.

이렇게 식은땀을 흘려본 것도 오랜만인데...

문득 캐리어에서 비장의 무기가 생각났다.

한국부터 공수해 온 코로나 자가 키트!! 오픈!


(2주 전)

헤오(Heo) : 코로나 자가키트도 가져가야 하고.. 감기약도 가져가야 하고

동료 직원 : 멀 무슨 코로나 자가키트를 들고 가니 너도 참 가지가지다.



그렇게 구박받아가며 챙겨 온 코로나 자가 키트. 손에 들고 코를 마구 찔러본다.

헤오(Heo) : 거봐 다 쓸데가 있다니까. (코로나 자가키트를 챙겨 온 스스로를 뿌듯해한다)

음성 나오면 오늘 저녁은 부다페스트 야경을 보러 가야지!

후우~ (두근두근 세근세근) 아닐 거야.. 아니겠지


15분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그저 검사를 하자마자 빨가안 두줄이 그어진다.


"멍~"

세상에나 유럽에서 걸리는 두 번째 코로나 라니..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 그래도 나름 마스크를 잘 쓰고 지냈기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들고

그 몸으로 돌아다닌 거 보면 자가 키트가 위양성인 거 아닌가?

아니면 그저 아프면 안 된다는 정신력이었을까?


막상 눈으로 확인하고 난 뒤에는 온몸에 기운이 쭈욱 빠지는 듯했다.

결과를 알고 있으면서도 부디 뽑지 않았던 마지막 패를 뽑아 든 것처럼

앞으로 일정이고 머고 그냥 어떻게 해야 하지란 생각뿐이었다.


내게 가진 건 , 종합 감기약 열 알이 전부인데....

그래도 부다페스트부턴 1인실여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전염 방지를 위해서 호텔 로비에 청소를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해야겠다는 생각.

갑자기 뜬금없이 엄마 밥이 그리워진다..

소고기 미역국에 쌀밥!


이국 만리에서 코로나에 걸리다니..

허탈하기도 하고 풉 하고 웃음도 나고

다시 이불 덮고 끙끙 거리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누워 있는 것뿐이었다.


아프면 엄마 생각나는 걸까?

40대에 베드버그도 만나보고 코로나도 유럽에서 겪어본다.

생각해 보니 40대라도 모든 걸 경험할 수 있는 나이인가? 아직도 배우고 익히고 경험하고 해야 할 게 많은 불혹 아저씨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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