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난 떠나는 인사를 준비한다

40대 회사원의 이야기 - 7. 매일매일 준비하는 작별 인사

by Heosee

퇴근 무렵 사무실

헤오 : (스스로 머리를 부여잡고 이리저리 흔든다) 에이씨!

고참 아저씨 : 머리 가지고 왜 난리야? 불만 있어?

헤오 : 아.. 아닙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참 아저씨 : 그래 내일 봐!




어느 술자리.

멘토 : 아쉽게도 헤오 씨가 우리 팀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헤오씨 그럼 한마디 할까?


헤오: 네 우선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나게 될지 몰랐습니다.

몇 년 안 되는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네요.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지.

누가 제게 물어봤어요. "넌 이곳에서 훌륭하게 그리고 스스로 당당하게 일하고 있니?"


훅 들어온 질문에 그때부터 표류하기 시작했습니다.

본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내 자신이 훌륭한 사람일까 고민해 보게 되었구요

잘할 수 있는 것과 열심히 하는 것은 다르다고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해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네요.

창피하더라고요.


현실적으로는 제가 할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은 정해져 있는 것 같은데.

잘해야 하는 걸 해야 하는 건지 아님 뒤처지는 것을 따라잡는 용도로 써야 하는지

훌륭한 사람이란 수식어 앞에 계속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아서 계속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진 않았습니다.


결론은 지금 내가 정해져있다면

잘할 수 있는 쪽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빛이 나는 쪽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모두 곤란하고 어려우실 텐데 송합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도와주시고 꾸짖어주시고 제 인생에 한 페이지를

함께 해주신 여기 계신 모든 동료 선후배님들께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비록 함께 오래 하지는 못하지만 진심으로 고맙다는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항상 퇴근할 때마다 한분 한분 모두 모두 인사드리고 싶었지만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그저 목례만 하고 지나갔네요. 이 말로 마지막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오늘 하루도 정말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꿈이었네"

꿈속에서는 나는 멋들어지게 연설하고 멋있게 그 자리를 주도하고 박차고 나갔지만.

다시 다음날 새벽. 나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못한다고 구박받는 그곳으로 출근한다.

과연 현실에서는 언젠가 곧 멋들어지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꿈이라도 꾸었으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