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3년 상반기 회고입니다.
2022년 회고가 브런치 마지막 글이었는데, 꼬박 6개월 만에 돌아왔네요. 브런치에 자주 글을 올리겠다는 연초 계획이 무색하게 말이죠. 재택근무가 줄어 글 쓸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를 대봅니다.
이 글은 연초에 세운 2023년 계획을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 평가하는 글입니다. 목표 유형 세 개(움직이기, 기록하기, 성장하기) 중 움직이기를 제외하고는 주로 성취하지 못한 목표를 찾고 해결방법을 고민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추가로, 브런치 글 말투를 "~입니다"가 아닌 "~다"로 바꾸려고 해요. 조금 딱딱해 보일 수는 있지만, 브런치 글을 편하게 쓰려면 일기처럼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브런치 글을 더 자주 쓰기 위해서이니 양해 부탁 드려요! :)
성공한 것은 파란색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노란색으로, 지키지 못한 것은 빨간색으로 색칠했다.
필라테스(헬스) 6개월 이상 수업 듣기 (성공)
재택근무가 줄고 그룹 필라테스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져 개인 PT를 받았다. PT는 '22년 11월부터 시작했고, '23년 3월까지 약 5개월 수강했다. 4월부터 나의 운동은 근력보다 유산소 위주로 바뀌었다. 풋살을 하는 횟수가 늘면서 PT 받는 시간이 풋살하는 시간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근력 운동을 1개월 정도 쉬니 가장 약한 부위부터 시들었다. 나는 등 근육과 하복부 근육이 약해서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아프다. 한참 PT를 열심히 받을 때는 허리가 아프지 않았는데, 점점 허리가 다시 아파왔다. PT는 그만두더라도 혼자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주 2회는 근력운동을 했다. 1회는 회사 헬스장을 찾았고 1회는 홈 트레이닝을 했다. 많은 횟수는 아니지만 안 할 때보다 삶의 질이 높아졌다.
축구 2개월 이상 수업 듣기 (성공)
이제 축구를 하지 않는 나는 없다. 올해는 작년보다 풋살에 훨씬 더 몰입해서 살고 있다. 작년 12월에 원래 다니던 풋살 수업이 사라지면서 다른 풋살 팀으로 옮겼는데, 같이 뛰는 사람들과 친해지고 다른 팀과 경기가 늘면서 풋살이 더욱 재미있어졌다.
게다가 올해 3월쯤 회사에 여자 풋살 팀이 생겨서 월 2회씩 꾸준히 참석했다. 일로 만난 사람들과 일이 아닌 일로 만나는 재미가 쏠쏠했다. 회사에서는 무채색인 사람들이 풋살장에서는 왜 이렇게 활기차고 귀여운 걸까. 풋살이 아니었다면 서로 땀이 나는 모습 따윈 볼 일이 없었을 텐데, 회사 사람의 무방비 상태를 마주 본다는 사실 자체가 웃기고 재미있었다.
풋살을 하면서 몸이 건강해진 것은 물론이고 정신도 건강해졌다. 온몸의 수분을 짜낼 만큼 뛰고 나면 호르몬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는 직접적인 효과도 있고, 체력이 좋아져서 전보다 짜증이 덜 나는 간접적인 효과도 있다. 회사를 오래 다니면 인간관계가 점점 좁아지는데, 풋살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여러 인간 군상과 인간관계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사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더 많이 알고 싶다. 풋살 얘기만 1시간 넘게 할 수 있지만, 이 글의 주제가 풋살이 아니니 이만 줄여야지.
일기 주 3~4회 쓰기 (경고)
일기 쓰는 횟수가 줄었다. 문제다. 주 1~2회는 쓰지만, 3회 이상 쓴 적이 거의 없다. 금요일이나 주말에만 일기를 썼기 때문이다. 출퇴근 중에 일기를 쓸 수도 없고, 주중에 일기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기장을 회사에 들고 다니면 더 많이 쓸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쓰는 일기장이 무거운 편이어서 들고 다니기가 부담스러운데, 일기장을 가벼운 것으로 바꿔야겠다. 지금 속도면 올해 안에 이 일기장을 다 쓰지도 못할 것이다.
일기를 쓰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다. 특히 바쁜 날은 input이 너무 많아서 여러 가지 생각이 이리저리 뒤엉키기만 한다. 내가 만약 지금 기분이 안 좋고 힘들다면 엉킨 생각을 풀어내야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내가 내 생각과 감정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방안까지 생각해 내는데 일기만큼 좋은 수단이 없다.
브런치 글 월 1회 이상 발행하기 (실패)
이것도 문제다. 이 글 intro에서 회사가 바쁘다는 핑계를 댔는데, 회사가 바쁜 것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회사가 바쁜 것과 별개로 내가 시간을 만들면 할 수 있는 일인데 왜 못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해야 하는 것을 생각해 보자. 솔직하게 주중에는 못 쓸 것 같다. 주말에 시간을 내야 한다. 토요일 오전에 풋살을 하고 오후에 피곤해서 2시간 넘게 낮잠을 잘 때가 있는데, 낮잠을 안 자도 컨디션에 큰 무리가 없다. 누워있으면 100% 자기 때문에 무조건 밖에 나가야 한다. 주말 오후에 점심을 먹고 꼭 혼자 카페 가는 시간을 만들자.
그래도 칭찬할 점! 티스토리 블로그는 (4월 빼고) 월 1회 이상 글을 꾸준하게 발행했다. 주로 주제는 데이터 분석 공부한 내용과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이다. 이전에 재택근무를 할 때는 콘텐츠를 읽고 소화할 시간이 많아서 책 등의 콘텐츠 리뷰 글도 종종 작성했는데, 블로그에 그런 글이 줄은 것은 조금 아쉽다.
노션 포트폴리오 만들기 (실행 전)
노션 포트폴리오는 아직 못 만들었지만, 3월쯤 이력서를 업데이트했다. 원티드에서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포맷이 잘 갖춰져 있어서 사용하기 편했다. PDF로 다운로드하면 워드에서 만든 것처럼 보인다. 이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해서 노션 포트폴리오로 만들어야지.
다른 사람들 말로는 나의 경력이 하나의 스토리로 정리되면 좋다고 한다. 나에게 가장 좋은 스토리라인이 무엇일지 고민이다. 나는 AI, 데이터와 관련된 일을 계속하고 싶다. 서비스에 관한 숫자를 보는 것이 재미있고 적성에도 맞다. 데이터를 잘하는 기획자로 포지셔닝을 하고 그런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목표이다.
책 읽기 (월 3권 이상) (성공이지만 경고)
월 3권 이상은 읽는다. 그러나 전과 다르게 주중에 안 읽고 주말에 몰아서 읽는 편이다. 주중 출퇴근 시간에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전자책을 가방에 넣어 다니기는 하는데, 매번 전자책보다는 유튜브 보기를 선택하고 있다.
유튜브 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유튜브 앱까지 지웠건만 사파리(웹)에서 낮은 화질로 유튜브를 시청하고 있으니 말짱 도루묵이다. 사파리에서 유튜브를 시청할 수 없게 아예 막아버려야겠다. 일단 사파리 메인 화면 즐겨찾기에서 유튜브를 지워서 접근성을 더 낮췄다.
영어 책 읽기 (월 1권 이상) (성공)
한국어 책과 다르게 영어 책은 재미있으면 들고 다니면서 읽기도 한다. 영어 책의 경우, 집에 있을 때는 스피킹 연습을 위해 낭독을 하는 편이다. 낭독을 하면 눈으로만 읽을 때보다 책을 더 꼼꼼히 읽는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 읽고 있는 원서는 "To Kill a Mockingbird(앵무새 죽이기)"이다. 소설이라 어렵긴 한데, 위대한 개츠비보다는 이해하기 쉽다. 앵무새 죽이기랑 위대한 개츠비 둘 다 이야기의 전환이 빠르고 등장인물이 개성적이라 막장 드라마 보듯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지금처럼 꾸준히 읽어야지.
Data Science 수업 듣기 (성공)
한양사이버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개론 수업을 수료했다. 저번 학기에 "공업 수학"을 수강한 데 이어 두 번째 사이버대 수업이었다. 공업수학보다는 잘 못했지만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받았다. 중간고사 성적은 별로였는데, 기말고사 성적 덕분인지 A+가 나왔다.
올해 수업은 작년 수업보다 시간 투입을 많이 하지 못했다. 시험 기간이 다가올 때 벼락치기로 공부했고, 100% 이해하지 못한 내용이 많다. 특히 빅 데이터 분석 프레임워크 등은 내가 배우고 싶은 것도 아니고 실무에 도움이 되는 내용도 아니어서 대충 들었다. 통계학과 파이썬 데이터 분석 기법을 더 배우고 싶었는데, 실습 환경이 따로 갖춰져 있지 않아서 Datacamp 등의 온라인 강의에 비해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스킬을 배우는 수업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제 사이버 대학 수업은 듣지 않고 학위를 주거나, 실무에 도움이 되는 수업만 들을 계획이다.
(NEW) 영어 관련 목표 2개
더 적극적으로 영어를 공부할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영어 공부는 책 읽기로 한정됐는데, 말하기와 쓰기까지 확장하고자 한다. 찾아보니 영어 화상 수업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다. 그중 조금 싼 곳에서 시작해 봐야지.
쓰기는 혼자서 할 수 있다. 국내 플랫폼에서 쓰면 독자가 별로 없으니까 재미가 없을 것 같다. 해외 독자들이 재미있어할 만한 한국 관련 글을 써보려고 한다. 한국에 여자 축구가 유행하는 현상이라던가.
다음 브런치 글에서는 최근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써볼 생각이다. 지금까지 브런치에 공유했던 기획 관련된 글들이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업무와 관련은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새로운 주제로 공부하고 글을 쓸 시간이 없다면 회사에서 했던 일을 소재로 글을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도 하다.
주기적으로 self-review를 하지 않으면 내가 무슨 업무를 했는지 다 잊어버린다고 들은 적이 있다. 떠나가는 나의 사회 초년생 시절의 일을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업무 일기를 더 자세하게 남겨 놓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