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조건과 하루 스케줄 (ii)

8시반부터 17시반까지 점심 80분 휴식. 의자는 없다.

by 지인

하루 스케줄을 다음과 같다.


오전 7시: 통근 버스를 탄다. (현 임시 거주지에서 1.5km 떨어진 곳에 버스가 온다. 널널하게 6시 반에 나온다)

오전 8시: 공장 도착. 출근 사인. 작업복 수령, 탈의, 화장실 갔다오고 작업장 대기.

오전 8시 반: 업무 시작. (일일 알바는 모두 비닐 머리 덮개를 쓰고 있기 때문에 아무나 그냥 끌고 간다.)

오전 10시: 10분간 휴식. (정확히 10시에 휴식 종이 울리고, 10시 7분에 경고 음이 울리고 10시 10분에 다시 작업 시작 종이 울린다. 이때가 유일하게 화장실을 갈 수 있다. 작업복을 벗고 탈의실에서 나가야 화장실을 갔다올 수 있기 때문에 앉을 시간도 없다. 작업복 벗고 화장실 갔다오면 10시 7분 경고음이 울려서 다시 작업복 입고 작업장 가면 10시 9분에 다시 일 시작)

오전 10시 10분: 다시 작업 시작.

오후 12시: 점심 시간 1시간. (구내 식당 수준이 한심하다. 일일 알바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이 먹으니 위생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한눈에 봐도 최고로 저렴한 재료로 만들었다는 게 티가 난다. 덕분에 강제 살빼기가 가능하다. 다섯 숟가락 이상 먹을 수가 없다.)

오후 1시: 다시 작업 시작. (누차 말하지만 앉을 곳은 없고 계속 서서 일하며, 움직이는 반동 거리는 1~1.5 걸음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도 움직여서(?) 땀이 뻘뻘난다. 이건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너무 지나치게 열심히, 충실히 일해서라는 걸 알게 됐다. 나를 포함해 땀을 흘린 일일 알바는 필리핀인가, 베트남 외국인 여자 노동자 우리 둘뿐이었다. 오죽하면 하얀빵 모자를 쓴, 일일 알바보다 한단계 위(?!) 직원이 나를 보더니 휴게실 가서 좀 쉬고 오라고 먼저 제의까지 하더라. 난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 가만 보니 그 필리핀/베트남 외국인 일일 알바 여자와 내가 너무 열심히 해서 일하는 속도가 매우 빨라서 다른 사람들 일까지 맡아서 했다. 확실히 다른 사람보다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 다음에는 좀 여유있게 해야지)

오후 3시: 10분간 휴식. (역시 마찬가지로 오후 3시 7분에 경고음이 울린다)

오후 3시 10분: 다시 작업 시작.

오후 5시 반: 업무 종료.

오후 5시 45분: 통근 버스 출발.

오후 6시 45분 ~ 7시: 임시 거주지 도착.





다음 글에는 정확히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 일일 알바를 온 사람들 중 3명이 직원들이 싸가지가 없고 짜증난다며 오전만 하고 그만 두고 나가버리는 사건이 있었다 - 조금씩 연이어 쓰겠다.


이전 05화III. 조건과 하루 스케줄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