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다시 글들을 올리면서 과거 썼던 글들을 본의 아니게 다시 확인하고 있는데, 기묘하다. 관계의 흥망성쇠가 다 담겨 있다. 영원한 건 정말 없나보다.
처음엔 다시 읽기도 싫었는데 지금은 다시 읽으니 우습고 재밌다. 그렇게 많이 울고, 웃고. 혼란스러워하는 모든 것이 읽혀졌다. 좋고 나빴고 장점과 단점을 다 떠나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분명 마음을 주었고 마음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가장 큰 복수는 역시나 죽음일지도 모른다. 그 사람도 그걸 원하니 그렇게 행동한 거겠지. 네가 죽든 말든 상관 안한다 네가 상처 입든 말든 상관 안한다, 너는 쓸모없어, 아무도 널 좋아하지 않아, 나도 널 좋아하지 않아, 뭐 그런 메세지를 주고 싶어서 그런 행동을 한 거겠지. 그렇다면 이 글들은 굉장히 근사한 유서가 될 것이다. 그런데 그건 너무... 멍청하잖아?
일단 재밌다.
그런 만남조차 당시에는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니 앞으로 또 무슨 재미난 일이 일어날 줄 알겠나.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네 벌은 네가 알아서 받겠지.
나도 내 벌은 다 받았으니.
즐거웠다. 재밌었구.
너로 인해 나의 마지막 결핍을 알아챘다. 그리고 인지하는 순간 사라졌다. 성장했어.
늘 공부만 하면 되는 삶을 부러워했는데, 덕분에 부럽지 않아졌다.
나는 내가 갖고 있는 외로움은 늘 너같은 인생을 산 사람은 없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깊어서 당황했다.
돈 걱정 집안 걱정 한번 해 본적 없고 그냥 공부만 하면 되는데 왜 사람 보는 눈이 그리 없을까, 왜 저럴까, 왜 저리 외로워할까 고민하고 고민했는데.
이것만으로도 나는 다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