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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Apr 13. 2023

36. 커피

어제부터 커피를 끊었다. 그런데 정신은 미칠 것 같고 몸은 자꾸 졸리고 기운도 기백도 없어서 결국 아침에 디카페인 커피를 샀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디카페인 커피도 카페인 함유량이 있기 때문에 100% 커피를 끊었다, 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일단 이걸로라도 살기로 했다. 왜 술, 마약, 담배, 섹스 중독자들이 힘들어하는지 알겠다. 몸도 마음도 정신도 몽롱하다.



커피 중독이다.



정확히 고등학교 졸업하고부터 마셨다. 부모님이 머리 나빠진다고 먹지 말라고 해서 정말로 대학 붙기 전까지는 안 마셨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는 미친듯이 마셨다.



문제는(?) 나는 에스프레소같은 드립 커피를 마신다는 점이다.


20대에는 하루에 8~10잔씩 마셨다. 지금은 3~5잔을 마시다가 점점 속이 쓰리기 시작하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방해하는 것 같아서, 그리고 내 성격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서 끊는다 만다 끊는다 만다 하고 실제로 한달 정도 끊기도 해 보다가 결국 다시 돌아왔다가 이번에 완벽하게 끊기로 했다. 얼마 전에 내 인생에서 포기하겠다는 3가지를 글로 무엇인지 말 안하고 썼었는데, 그 중 하나가 커피였다. ...그런데 오늘 디카페인 커피를 어쨌든 마시고 있으니 끊었다고 하기 좀 뭣하지만.




커피에 대한 좋은 연구 나쁜 연구 다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러거나 말거나 이제는 내가 속이 쓰려서 도저히 못 마시겠다. 그런데 또 안 마시면 하루가 안 굴러가고 몸이 찌뿌뚱하니 미치겠다.. 싶었는데 이게 바로 중독 증세라는 거 아닌가. 그럼 그냥 일주일은 무조건 힘들거다 라고 각오하고 있기는 한데, 그래도 어제 오늘 너무 지나치게 졸리고 몸이 쳐져서 어쩔 수 없이 디카페인을 마셨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콜라같은 탄산 음료나 기타 다른 음료는 별로 마시지 않았다는 거.



...디카페인 커피가 다 떨어져 간다. 오늘로 이것도 끝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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