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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Apr 13. 2023

삶은 서로가 버팀목이 되어주는 기적(1)

책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오늘 여러분과 이야기하고 싶은 , 그리고 영화는 

바로 타가와 에미 작가와 나루시마 이즈루 감독의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입니다. 




무기력한 현대인의 애환을 담은 이 작품은 

삶과 죽음, 특히 삶과 자살 사이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결국 우리가 매일매일을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사람과 사람이, 서로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만남 때문이라는 걸 말하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만남은 기적과도 같으니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메세지를 강하게 전달하는 작품이기도 하죠. 




책은 2015년에 출간되어 그 해 일본에서 70만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기타가와 에미는 이 소설로 제21회 전격소설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이 인기에 힘 입어 그 다음 해인 2016년에 책이 출간되었고, 영화 역시 2017년에 개봉하여 일본과 한국 양국 모두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먼저 책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죽고 싶은 하루하루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에는 두 남자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한 명은 아오야마, 다른 한 명은 야마모토라고 합니다. 책은 인쇄 중소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아오야마의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가서야 비로소 또다른 주인공 야마모토의 일인칭 시점이 전개되며 책이 마무리되는,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 장은 심플하게 월/일/요일 이렇게만 적혀 있습니다. 

첫 장의 제목은 <9월 26일 월요일>. 



아오야마는 자신의 하루 일과를 나열합니다. "6시에 기상, 같은 시간 46분에 출발하는 전철을 탄다. 8시 35분, 회사에 도착. 자리에 앉자마자 컴퓨터를 켠다. 12시부터 한 시간 동안 점심 시간.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 상사가 불러서 해방된 것은 12시 15분. 걸어서 3분 거리의 값싼 라면집에는 길고 긴 줄. 줄서기 15분. 드디어 밥 구경을 한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까지 3분. 뜨거운 김이 나는 라면을 위 속으로 집어넣는 데 5분. 바로 일어나 회사 현관 옆에 있는 좁은 흡연실에서 캔커피를 한 손에 든 채 담배를 피운다. 최근 반년 동안 담배 양은 두 배로 늘었다. 이때가 되어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돌린다. 시간은 이미 12시 45분이 지났다. 12시 58분, 제자리로 돌아간다. 13시 27분 오늘만 세 번째 상사의 호통. 19시 35분, 드디어 상사가 퇴근. 제발 좀 더 빨리 돌아가줘. 21시 14분 마침내 퇴근. 이 시간이 되면 전철이 띄엄 띄엄 온다. 22시 53분, 귀가. 25시 0분, 취침. 이하, 반복."



이런 생활에 지친 아오야마는 <일주일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노래까지 만들죠. 

노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월요일 아침에는 죽고 싶어진다.

화요일 아침에는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수요일 아침에는 가장 고되다.

목요일 아침에는 조금 편해진다.

금요일 아침에는 조금 기쁘다.

토요일 아침에는 가장 행복하다.

일요일 아침에는 조금 행복하다. 그러나 내일을 생각하면 되레 우울해진다.



이런 일기와 노래 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오야마는 출근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렇게 죽고 싶고 죽을 것 같은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출근하는 이유는 하나에요. 남의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죠. 아오야마는 대학을 졸업하고 가고 싶던 기업에 모두 떨어졌어요. 그런데 취직 준비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자신보다 공부를 못하던 친구들까지 모두 원하는 곳에 취직하는 걸 보게 되죠. 혼자만 취직이 안된 상황에 수치심을 느낀 아오야마는 오직 친구들에게 '나 취직했어'라는 한마디를 하기 위해 일단 되는대로 아무데나 들어가기로 결심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취직을 하고 나자 죽을 것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는 건 둘째치고 그렇게 말할 친구들과도 모두 연락이 뜸해져 만나는 사람이 없으니, 아이러니하죠. 






2. 이제는 이해할 수 있는 우울증 걸렸다는 선배의 소식 





아오야마가 일을 시작한 곳은 바로 인쇄 관련 중견 기업으로, 이 곳에서 일한지 아직1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주말에는 쉬지만 하루종일 잠만 자는 패턴이 반복되자 어느 날 아오야마는 언젠가 학교 후배한테 들었던 같은 학교 미식 축구부의 에이스 선배의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바로 입사인지 3개월만에 우울증에 걸렸다는 이야기. 


이 이야기를 전해 주었던 후배는 우리 대학교 미식축구부는 강팀이고 그 곳에서 에이스였던 사람이라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강한 사람이었을텐데 고작 취직 석달만에 우울증이라니, 사회에서 일하는 게 미식축구부 연습도다 힘들단 소리잖아, 라며 학교를 떠나 한 조직 사회에 일원으로 일을 하며 살아간다는 건 정말 무섭다는 말을 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 당시 그 미식 축구 선배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자신이 했던 말도 떠올라 후회하죠. 왜냐하면 아오야마는 그 선배가 우울증에 걸렸다는 이야기에 그건 분명 그 선배가 겉으로는 강해보이지만 분명 정신적으로 약했던 사람이었을 거라는 말을 하거든요. 미식축구에 재능은 있었을지 모르지만 직장인으로서의 재능은 없었던 게 분명하다고요. 


그러면서 진짜로 잘난 사람이란 어떤 환경에서나 잘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에 나가서 가장 중요한 건 체력도 참을성도 아니고 바로 머리가 얼마나 잘 돌아가는가 하는 점이지,라며 어떤 사람과도 일해 나갈 수 있는 적응력이란 곧 생존 능력이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거야, 라는 말을 당시 그 여자 후배에게 잘난척을 떨며 말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지금 아오야마는 당시 그런 말을 했던 자신을 멍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후에 그 선배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듣지 못했던 사실에 후회하죠. 






3. 죽음 직전 만난 두 사람 



이런 생각을 하면서 퇴근을 하고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립니다. 



상사에게서 오는 전화임을 확인한 아오야마는 전화를 받지 않고 그저 이 순간 그냥 잠을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눈을 감습니다. 이대로 선 채로 잘 수 있지 않을까. 잠들어 버리면 오늘이 끝나니까. 그러면 내일 회사에 가지 않아도 되니까. 하고요.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던 중 갑자기 누군가 강하게, 아플 정도로 자신의 팔을 꽉 잡아 당기는 것을 느끼고 깜짝 놀라 눈을 떠요. 





그리고 자신의 앞에 생전 처음 보는 남자가 환하게 웃으며 "오랜만이야 나야 야마모토! 잘 지냈어?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이다!"라고 말하는 걸 보게 됩니다. 너무나도 반가워하며 자신은 지금 집에 가는 길이라면서 이런 기막힌 타이밍과 우연이 다 있냐면서 진짜로 하느님께 너를 다시 만난 걸 감사하다며 지금 당장 한잔 하러 가자고 하죠. 그리고 함께 선술집에서 맥주와 밥을 먹으며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합니다. 의심쩍은 아오야마는 초등학교 동창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 야마모토가 누구인지 알아보는데, 그런 동창이 진짜 실제로 있었다는 걸 알게 되자 바로 의심을 풀고 자신의 명함을 주며 옛날 이야기를 하며 오랜만에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서로 핸드폰 번호를 주고 받죠. 






4. 만남으로 변하는 하루하루



이런 갑작스런 만남 이후에 아오야마는 야마모토를 일주일에 1~2번, 주말에도 꼬박꼬박 만나서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쇼핑을 하고, 영화를 보고, 축구 경기를 보러 다닙니다. 자조적으로 지금 남자랑 데이트하나 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아오야마는 야마모토와 지내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신기한 점은 현재 니트족이라는 야마모토가 오히려 정사원인 아오야마보다 사회 생활이나 인간관계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야마모토는 3가지 조언을 합니다. 먼저 옷을 새로 사라고 해요. 아무도 만나지 않는 휴일에도 멋을 내야한다면서 말이죠. 그리고 두번째로 헤어스타일을 바꾸라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누군가한테 말을 할 때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1.5배 천천히 말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상대방이 더 귀를 기울일 것이고, 본인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요. 그러면 회사 영업 업무에도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덧붙히면서요. 




야마모토 덕분에 다카시의 하루하루는 점점 변해갑니다. 



직장에서도 집중을 잘하고 활력이 넘쳐서 사람들하고도 잘 지내게 되고, 무엇보다 입사 후 계속 드나들던 상당히 큰 회사와 계약을 할지도 모를 정도로 업무 능력도 상승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이 회사에서 영업 에이스라 불리는, 잘 생기고 능력 있고 성격도 좋아 회사에서 인기가 많은 선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어 회사 생활이 이제는 야근을 해도 힘들지 않게 되죠. 





5. 뜻밖의 정체,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지



그런데 이렇게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흘러만 가는 것 같은 어느 날, 아오야마는 갑자기 야마모토를 처음 만난 날 전화를 걸어 야마모토의 정체를 알아보았던 초등학교 동창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게 됩니다. 바로 초등학교 동창 야마모토는 현재 뉴욕에 살고 있다는 거죠. 



놀란 다카시는 야마모토를 만나 사실 여부를 묻고, 야마모토는 전혀 놀라지 않은며 사실 우리는 초등학교 동창이 아니었다고 이실직고를 합니다. 그러면서 지하철에서 자신이 사람을 잘 못 봤었다고 실토하며 맥주 마시던 중 담임 이름이 다르다는 걸 안 순간부터 동창생이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고 하죠.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나누니 너무 재미있고, 그 다음에 계속 만났을 때도 즐거웠기 때문에 갑자기 이제와서 동창생이 아니었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고 해요.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이렇게 친구를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여서 너를 알고 지내니 너무 즐거웠다고. 그리고 이제는 명확한 자신의 신분 증명을 위해 면허증을 보여줍니다. 거기에는 야마모토 준, 이라고 쓰여있죠. 이 일을 계기로 이 둘은 와 우린 정말 운명인가봐, 라는 오글러기는 멘트도 서슴없이 하며 이 모든 걸 재미있는 일화로 넘깁니다. 





그런데 이때 정말 큰 문제가 발생해요.





바로 큰 계약 건이 예정되었던 회사와 문제가 생깁니다. 아오야마의 발주 실수로 인한 계약서 문제로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치게 되고, 결국 아오야마는 이 일에서 손을 떼게 되고 해당 건은 자신이 동경하던 그 선배에게 맡겨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다시 아오야마는 야마모토를 만나기 이전보다 더 우울한 사람이 되죠. 회사 내 상사의 노골적인 화풀이 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 이제는 주변 동료들 모두 아오야마를 기피합니다. 이때부터 아오야마는 점심 시간에 근처 라면 가게에도 갈 힘이 없어 혼자 옥상에 올라가 이제 그만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만을 반복하며 매번 옥상 난간 자물쇠가 열려 있는지를 확인하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야마모토와 만나지 않고, 연락이 와도 답을 하지 않죠.






6. 다시 우울해진, 더 피폐해진 아오야마



연락이 닿지 않는 아오야마에게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야마모토는 이제부터는 아예 회사 밖에서 아오야마를 기다립니다. 그 전에는 일주일에 1번, 주말을 포함해 많아야 2번을 만났다면, 이제는 이틀에 한번은 무조건 만나는 사이가 됩니다. 그리고 이때 처음으로 야마모토는 아오야마에게 이직을 제안합니다. 이렇게 고통스러움만을 주는 회사는 그만두라고 하죠. 불가능하다, 나는 취직하려다 모두 실패했다, 라는 아오야마의 말에 야마모토는 축구 선수를 예로 듭니다. 





분명 같은 선수인데 팀을 옮기자마자 맹활약을 펼치는 축구 선수를 본 적이 있지 않냐면서요. 이 한가지만 봐도 그 선수가 애초 능력이 없거나 성격이 모난 것이 아니라 그저 그 팀과 그 감독과 맞지 않은 것 뿐이라면서 아오야마에게 직장을 그만두는 것과 죽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더 간단하냐고 묻죠. 이 말에 아오야마는 비약이 심하다며 누가 죽는다고 했냐며 대수롭지 않게 질문을 피하려 하지만, 야마모토는 이건 비약이 아니다, 그날 너는 분명 죽으려고 했다, 라고 말합니다. 그날 승강장에서, 아오야마 너는 죽으려고 했다고. 자신이 잡지 않았다면 분명 너는 그때 떨어져 죽었을거라고 말하죠. 



너무나도 확고한 야마모토의 말에 아오야마는 그럼 그날 나를 도와준 건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냐라고 묻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이 둘의 관계에 진실이 드러납니다. 야마모토는 생판 모르는 아오야마를 개찰구에서부터 보고 뒤쫓았닸다고 말합니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자신이 알던 누군가와 너무나도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어서 걱정이 되어 따라왔다구요. 죽을까봐 걱정이 되서. 






7. 그래, 그냥 죽어버리자





그러나 이 날 이후로도 아오야마는 회사를 그만두지 않습니다. 그리고 문득 자신이 야마모토에 대해서 아는 게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의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하죠. 그리고 3년 전에 자살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요. 그리고 엉뚱하게도 만약 야마모토가 유령이라면, 나를 구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온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성불을 시킬 방법은 자신이 열심히 일을 해서 야마모토를 안심시키는 것 외에는 없다고 생각해 이후로 다시 회사를 능동적으로 다니려고 노력합니다. 그 일환으로 그동안의 업무를 데이터화해야 겠다고 결심해 자신의 실수로 아쉽게 손을 떼야 했던 회사 데이터를 정리해 이제 그 계약건 담당이 된 선배에게 건내 주죠. 그런데 이때 사람 좋기로 알려진 그 에이스 선배가 갑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면서, 나를 협박하는 거냐라며 언성을 높입니다. 그리고 사실 그 발주 실수는 자신이 데이터를 고친거라면서, 너처럼 일을 하는데 사람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영업을 할 자격이 없다면서 자신이 얼마나 이 자리까지 오기까지 힘들었는지 아냐며 사과하기는 커녕 오히려 아오야마를 순진하고 쓸모없고 짜증나는 인간이라 몰아세워요.





이 소리를 듣고 아오야마는 회사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일반적으로 누군가에게 저런 소리를 들으면 같이 화를 내고 싸우는 게 당연하게 느껴지잖아요? 그런데 아오야마는 선배의 말이 맞다고 생각하며 회사 옥상으로 올라가요. 이때 아오야마가 얼마나 정신적으로 벼랑 끝에 놓여있는지 독자는 잘 알게 됩니다. 그리고 옥상 난간 자물쇠가 사라진 것을 보고 뛰어내리려고 하죠. 





그리고 이때 어떻게 알았는지 갑자기 야마모토가 나타납니다. 

요며칠 통 연락이 안되서 불안하고 걱정이 되서 왔다고 하죠. 






8. 야마모토의 진짜 정체




떨어지기 직전의 아오야마는 야마모토를 보면서 3년 전에 죽은 사람이 왜 여기 있냐고 묻죠. 그러자 야마모토는 손을 내밀면서 자신을 유령이라고 생각하냐면서, 차가운지 만져보라고 하죠. 그리고 아오야마를 난간에서 끌어 내리며 이렇게 묻습니다. 네 인생은 무얼 위해 있다고 생각하냐고. 사회를 위해? 완전히 틀렸어. 그럼 자신을 위해.. 절반은 그런 이유도 있겠군.. 절반? 그래. 네 인생 절반은 너를 위해서라면 남은 절반은 누군가를 위해 있을까? 장래의 내 아이? 지금 현재 말이야. 모르겠어. 나머지 절반은 너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을 위해 있어. 난 지금 여자친구도 없고 친구도 별로 없어. 그러자 야마모토는 이렇게 말합니다. 야, 너는 지금 네 자신의 기분만 생각하고 있지만 말이야, 한 번이라도 남겨진 사람의 심정을 생각한 적 있어? 왜 구해주지 못했을까, 평생 후회하며 살아갈 사람의 마음을 생각한 적 있어? 이 말을 듣고 아오야마는 부모님과 현재 자신의 옆에 있는 야마모토를 생각하죠. 그리고 오랜만에 집에 걸어 부모님가 통화를 하고,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그 다음 날 회사를 무작정 쉽니다. 그리고 야마모토 준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조사를 하기 시작하죠.






야마모토 준의 3년 전 자살 기사와 글들을 읽은 후 연락을 해 찾아갑니다. 그 글을 쓴 사람은 야마모토 준의 어머니였죠. 그리고 실은 야마모토 준이 쌍둥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회사를 ㅡ다니면서 무척 괴로워하던 준에게 가족은 너라면 잘할거야, 너라면 괜찮아, 너라면 할 수 있으니까 열심히 해, 힘내, 응원해 라는 말만 하며 힘들어하는 아들의 고통을 몰랐다고 하죠. 살면서 때로는 도망칠 줄도 알아야 하는데 도망치는 법을 가르치지 못해서 아들이 회사를 그만두지도 못하고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한채 스스로 삶을 마감해버린거라고 말을 합니다. 






9. 다시 만난 아오야마와 야마모토




모든 것을 알게 된 아오야마는 야마모토를 만납니다. 그리고 그동안 너무 고마웠다고 인사하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오겠다고 말하며 여기서 잠시 자신을 기다려 달라고 하죠. 그리고 바로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요. 그러나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거라 예상했던 야마모토는 자리에 없고, 전화를 해도 없는 번호라고 뜹니다. 식탁에는 “인생이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지?”라고 써있는 쪽지만이 남겨져 있어요. 그리고 이 쪽지를 읽는 것을 마지막으로 책에서는 아오야마의 일인칭 시점 전개가 끝납니다. 








10. 마지막 장



이제 책의 마지막 장입니다. 



이 장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야마모토의 일인칭 시점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야마모토는 임상 심리사입니다. 아오야마와의 마지막 만남으로부터 이미 2년이 지나있어요.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오늘 새로운 심리 상담사가 연수를 하러 온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자신한테도 구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그 사람이 내 목숨을 구해 주었으니까 이번에는 내가 그 사람을 괴로움에서 구해 주고 싶다고요. 뒤를 돌아보니 아오야마가 있습니다. 아오야마의 모습을 본 야마모토는 자살한 자신의 형을 떠올리며 자신은 이제 괜찮다며, 그동안 걱정끼쳐서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며 아오야마를 바라보며 웃는 것으로 소설이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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