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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Apr 22. 2023

"망하려면 아직 멀었다"

책 <살고 싶다는 농담>

누군가의 추천으로 허지웅의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을 읽었다. 그리고 하나 더 읽었다, [버티는 삶에 관하여]. 


2020년 죽을 고비를 넘기고 쓴 책과 2014년 죽고 싶은 삶을 버텨낸 책의 이야기는 같은 사람이 썼지만 동시에 그렇지 않기도 했다. 전자에는 배가 너무 고파 고시원 옆방 아저씨가 내놓은 짜장면 그릇에 저자가 밥을 말아 먹는 내용이 나온다. 후자에는 배가 너무 고파 아파트 이웃이 내놓은 짜장면 그릇을 저자의 어머니가 주어 먹는 걸 본 목격담이 나온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쓰는 것도 쉽지 않았겠지만 그보다 더 힘겨웠을 이야기는 아마도 본인에 대한 이야기였을 것이다. 담담하게 쓴 글들에서 오장 육부가 긁혀 떨어져 나간 것이 느껴졌다. 당신은 이 모든 걸 쓰기까지, 그리고 이렇게 덤덤하게 쓰기까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나요. 




저자가 말한 것 중에 동의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은 변한다. 

둘. 살아라. 살기로 결심해라. 살기로 결정했다면 이 세상 모든 것을 버티고 이겨낼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덧붙히고 싶은 것이 있다.



셋. 두려운 것은 당연하다. 두려워하면서 시작하라!



모든 일들은 직면하는 순간 두려움이 사라지고 생각보다 쉬운 일이 된다. 두려워도 일단 시작하는 것. 조금이라도, 일단 해보는 것. 그러다보면 두려움은 조금씩 사라지고 나는 더 강한 내가 되어 있겠지.





오랜만에 증명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잘하고 싶고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나는 잘할 거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일이 생겼다.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누군가는 손가락을 잘랐고 누군가는 말 머리를 조각 냈다는데 나는 과연 어떻게 해야 나의 결정을 당신에게 증명할 수 있을까. 


의존이 아닌 의지로서, 언젠가는 누군가에게도 내가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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