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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Apr 28. 2023

순진하고 무신경한 남자들의 모음집

책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 단편집 

* 이 글은 2022년 9월에 쓴 글입니다.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집 모음을 읽었다. 



우리나라에는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이라는 타이틀로 나왔는데, 이 안에는 9편의 단편들이 있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유명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이 중 20페이지 내외의 짧은 이야기 중 하나다. 오래 전 원작소설과 영화를 비교, 이야기하는  <지인의 책방> 대본을 위해 이 책을 구매했었는데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제외한 나머지 8편의 단편들을 모두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단한 감상평 먼저 말하자면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 9편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순진하고 무신경한 남자들과 이들과 한때 시간을 보냈거나 보내고 있는, 그러나 끝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는 여자들의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묶음이다.





다나베 세이코가 유명한 작가라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인간 관계의 만남과 이별, 도망이라는 과제를 쓰라리면서도 훌륭하게 보여 준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는 달리, 그 원작소설은 나에게 실망에 가까웠다. 20페이지 정도의 소설을 이렇게 각색해서 영화로 만든 이누도 잇신 감독에 대한 평이 반비례적으로 상승 수직했다는 점이 그나마 이 작품에 대한 유일한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덕분에 이 단편집을 구매한지 꽤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야 추석 연휴라는 그럴듯한 핑계로 겨우 다 읽을 수 있었다.






이번 연휴는 개인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현재 하고 있는 일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도 다시 한번 정리를 해야겠다는 느낌이 드는 시간들이었는데, 일부 관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함을 가져와 잠을 자기가 힘들 지경이었다(그래서 15시간을 자는 일이 일어났다). 그 답답함때문인지는 몰라도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집에 나오는 남자들과 여자들이 보여주는, 한 사람에 대한 이중적이면서도 양가적이고 동시에 순진한 무신경때문에 상처 받고 상처 주는 만남들을 읽으면서 기묘한 위로를 받았다.



다 읽고 나서 나도 모르게 그간 답답하다고 느껴지기만 했던 관계도 정리할 수 있었다. 

이래서 사람은 소설을 읽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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