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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May 09. 2023

평행 세계에서의 사랑 - 지금 혼란스럽다면, 추천.

영화 <러브앳>과 <예스터데이>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러브앳>처럼 평행세계를 다루는 동시에 주인공이 결국 자신이 속한 세계로 다시 돌아가지 못한 영화로 <예스터데이>가 있다. 둘 다 편안하고 유쾌하게 보기 좋은 영화들이다. 지금 당신이 누군가를 좋아해서, 사랑해서, 연애하거나 이별해서 감정이 극락 끝까지 갔다가 지옥 저 밑으로 추락하는 롤러코스터를 매일 느껴 혼란스럽다면 - 추천.




<예스터데이>가 좋았던 이유는 비틀즈 노래를 다룬다는 점보다는 아직 살아있는 존 레논을 찾아가 행복하냐고 묻는 장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닷가가 가까운 어느 한적한 시골집에서 큰 개와 단둘이 살고 음악은 전혀 하지 않는 존 레논의 모습이 - 그리고 지금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보이는 모습이 어찌나 좋던지.



주인공이 평행세계에서나마 그토록 원했던 가수로서의 성공과 부, 명예를 가졌지만 결국엔 사랑하는 사람과 소박한 초등학교 음악 교사로 남는 걸 선택한 모습도 마음에 들었다. 돈으로 우정도 사랑도 살 수 있는 게 인생이라지만 결국 존 레논을 보고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가수로서의) 성공은 실은 타인의 인정을 기반을 둔, 다른 이의 승인으로 "쓸모 있는 인간"으로 대접받는 허울뿐임을 깨달았던 거겠지.



그래서 좋았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언제 자신이 진짜 행복한지를 알아서. 그리고 그 행복을 결심하고 따라가서.






<러브앳>도 그렇다.



여기서는 <예스터데이>와는 반대로 주인공은 현 세계에서는 소설가로서 엄청난 성공과 부, 명예를 쥐었고 고등학교 때 만난 첫사랑과 결혼해 성공하면 병행하기 어렵다는 사랑까지 가졌지만, 평행세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평행세계에서 주인공은 주말에 친구와 탁구만 치는, 말그대로 탁구에 미친 그저 그런 초등학교 국어 선생님이다. 대박을 터뜨릴 거라 자신하는 소설은 결국 완성되지 못한 채 서랍 속에 있고(한 페이지만 썼다), 다른 세계에서는 결혼까지 했던 첫사랑은 이 평행 세계에서는 아예 서로 동창이라는 것도 모르로 주인공을 기억 못하는 것 이상으로 정말 모르는 사이가 되어 있는 것으로 나온다. 게다가 상대방은 이 세계에서는 모두가 알아보는, 저 쪽 평행 세계의 자기자신처럼 어마무시하게 성공해서 잘 나가는 유명인(피아니스트)다.




난 <러브앳>의 엔딩도 좋았다.



<러브앳>의 엔딩에 대해서 어떤 사람들은 그냥 그 둘의 사랑이 이어지지 않는 것도 좋았을 거라고 하던데, 물론 그런 엔딩도 나름 카타르시스를 주었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게 되면 마지막에 다시 "잘 나가는 세계적인 소설가"인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는 길을 스스로 던져버린 주인공의 선택이 퇴색되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리고 아직 이 둘이 이쪽 세계에서도 분명 이어졌을거라고 믿기에는.. 열린 결말이라고 하는 게 더 나을 듯. 그래서 더 좋았다.



<러브앳>의 남자 주인공도 <예스터데이>의 주인공처럼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언제 행복한지 진정으로 느끼게 되어 자신이 세계적인 소설가인 세계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한 거라고 보거든.



추천.




영화: 러브앳 Love at Second Sight

감독: 위고 젤렝

출연: 프랑수아 시빌, 조세핀 자피

개봉: 2019



영화: 예스터데이 Yesterday

감독: 대니 보일

출연: 히마쉬 파텔, 릴리 제임스

개봉: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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