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일일 알바를 찾아봤다 (i)

알바몬에 처음 가입했다.

by 지인

일일 알바를 찾아봤다. 지난 번 농촌 일자리처럼 무언가 돈도 벌면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 필요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할 생각은 없으니 하루나 이틀 정도 할 수 있는 일이 좋을 것 같았다. 날씨가 겨울에 접어들어서 농촌 일자리는 이제 없었고 그래서 고민 끝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알바몬에 가입했다. 일단 광고 효과라는 건 대단해서 알바 자리 알아보는 데는 알바몬밖에 떠오르지 않아서.



일단 가입을 하고, 학력이나 경력에 대해서는 하나도 쓰지 않고 - 애초 쓸 마음이 없었다 내가 찾는 건 일일 알바니까 - 현 거주지(그러니까 지금 임시 거주지)를 도시와 무슨 구, 동까지만 남기고, 전화번호를 쓰고 일일 알바를 구한다고 썼다. 그런데 신기한 게 학력과 경력을 공란으로 둘 때는 아무 말도 없더니 자기 소개란까지 비워두니 이건 필수라는 경고판이 계속 뜨면서 가입 절차가 이뤄지지 않길래 자기 소개란에 '성실', 한 단어만 넣고 가입하기를 눌렀다. 그랬더니 가입 완료.



최근 여러가지 일을 다시 시작하면서 지난 직장에서 있었던 파일들과 메일들을 다시 살펴볼 일들이 있었는데, 예전처럼 토할 것 같다든가 아예 쳐다보지도 못하겠다든가, 식은 땀이 난다든가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 이번에는 하나하나 다 살펴 볼 수 있었다 - 그래도 역시 기진맥진했고 다시 여러가지 일들이 떠올라 머리가 지끈거렸다. 진통제를 먹고도 사라지지 않는 두통거리는 러닝을 하면 분명 도움이 되지만, 나에게는 돈도 벌 수 있는 동시에 사람과의 인터액션이 최소한만 존재하는 단순노동이 필요했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요.



...나도 안다. 영어 과외만 해도,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여기서도, 그러니까 임시 거주지인 이 도시에서도 조차도 스타벅스같은 카페에 가면 영어 과외를 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상대 외국인은 딱 봐도 외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냥 프리토킹 과외를 하는 것으로 보이고. 저렇게 하면 쉽게 몇 십만원 벌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과거에 영어 과외로 돈 번 적도 많고.



그런데 그렇게 하기 싫었다.

피곤하다. 피곤해. 싫어요. 지금은. 일단.




그래서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일 알바를 찾아봤고 아무 생각을 할 필요도 없는 단순 노동을 원했다. 돈도 벌고, 머리도 식히고, 몸은 움직이고, 글 소재도 찾고, 새로운 경험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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