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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Dec 31. 2020

엄마아빠 나를 사랑해줘요, 난 쓸모 없으니까.

[NETFLIX] The Umbrella Academy. 

일명 우산 학원.


어느 날 전세계적으로 알 수 없는 이유로 한날 한시에 태어난 초능력자 7명이 알고보니 외계인인 아버지와 로보트 어머니, 그리고 원숭이 집사로부터 세상의 종말을 막기 위해 입양되어 길러진다는 타임 슬립 SF 초능력 가족 호러(?) 스릴러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미국의 록 밴드 마이캐미컬로맨스 리더 제라드 웨이의 만화 데뷔작 <엄브렐라 아카데미>가 원작이다. 2019년 2월, 시즌 1이 방영됐고 2020년 7월 시즌 2가 나왔다. 현재 시즌 3가 제작 중이다. 


이름보다는 숫자로 불리는 게 익숙한 이 요상한 집에서 실상은 사육사에 가까운 양육 방식 덕에 아이들은 서로를 질투하고 미워하는 동시에 그리워하고, 아버지를 증오하면서도 애정을 갈구하는 어른으로 자라난다. 어렸을 때는 갈 곳이 없으니 참고 견디고 버틴기지만 성인이 되었을 때는 더이상 그럴 필요가 없지. 복잡다단한 감정을 매일 마주해야 하는 집에서 벗어나 어렸을 때 사망한 넘버 6 벤을 제외하고 모두 뿔뿔이 흩어진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난다. 


바로 아버지같지 않던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아버지의 자살때문에.



넘버 1, 루서.

보유 초능력은 괴력.


파파 컴플렉스가 있다. 다른 형제들은 모두 성인이 되어 아카데미를 떠났지만 홀로 남아 아버지 곁을 지키다가 사고를 당해 지금처럼 고릴라 상체를 가지게 되었다. 이후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아버지가 거짓으로 넘버 1을 혼자 달 뒷면에 4년간 있게 한다. 혼자 대단하고 중요한 임무를 위해 달에 머물렀다고 믿었던 넘버 1은 아버지 사후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넘버 2, 디에고.

보유 초능력은 칼 염력(?). (마음대로 칼을 조정할 수 있다)


마마 컴플렉스가 있다. 아버지를 제일 증오한다. 어머니가 로보트인 걸 아는데도 집착하고, 과거를 여행하던 중 로보트 어머니가 아닌 실제 인간이었던 어머니를 보고 매우 흔들린다. 경찰이 되고 싶었지만 실패했다. 형제들 중 그 누구보다 타인의 인정과 애정을 원하고 히어로가 되고 싶어한다.



넘버 3, 엘리슨.

보유 초능력은 조종, 최면.


"내가 소문을 들었는데~"로 시작해서 끝내는 말을 타인이 무조건 따르게 되어 있다. 따라서 목소리가 약점. 상대가 들을 수 없어도 약점. 아카데미를 나와서 유명 연예인이 되었고 결혼해서 딸까지 있다. 그러나 어느 날 남편이 그녀가 초능력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떠나버렸다. 



넘버 4, 클라우스.

보유 초능력은 영력. (귀신을 불러들일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다)


유일하게 어렸을 때 죽은 넘버 6 벤과 대화할 수 있는 인물. 사실 벤이 죽었을 때 "빛을 보고 따라가려고 했지만" 언제든지 갈 수 있다면서 못 가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는 넘버 4가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데 시즌 2에서 벤이 "사실은 내가 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안 간 것이다"며 함께 한 시간들이 너무 좋았다며 말하고 떠나는 것으로 끝난다. 게이. 마약중독자. 귀신들의 말이 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먹기 시작한 것이 마약이고 술이다. 후에 이 모습을 보고 성인으로 추앙받는 일도 생긴다.



넘버 5, 유일하게 이름이 안 나온 캐릭터. 모두 그냥 "넘버 파이브"라고 부른다.

보유 초능력은 시간여행과 순간이동.


아버지가 넌 안돼, 하는 말에 열 받아서 집 밖으로 나왔다가 그대로 몇 십년 후인 종말의 미래로 날라가 58세가 될 때까지 혼자 지낸다. 후에 이 세상의 시간을 조종하는 조직 "커미션" 밑에서 종말의 타임라인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가로 그 밑에 들어가 더러운 일들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맡았던 임무는 미국 대통령 존F케네디를 죽이라는 명령. 이를 수행하던 중 과거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내서 마침내 아버지 장례식이 열리는 시간대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시간여행 조절 실패로 58세였다가 10대 소년의 몸으로 돌아오게 되어 심하게 절규한다. (사춘기를 또 겪어야 하다니!!!!!)



넘버 6, 벤.

보유 초능력은 괴물 촉수(?).


어렸을 때 사고로 사망. 귀신이 되어 늘 넘버 4인 클라우스 곁에 있다. 그러나 시즌 2 엄청난 시간 조정으로 인해 현재에서는 아버지와 함께 죽지 않고 살아있는 새로운 인물이 되어버린다.



넘버 7, 반야.

보유 초능력은 한계가 없는 파워. 음파를 에너지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과 달리 초능력이 없다고 알려졌고 키워졌다. 때문에 시즌 1 끝에 가서야 반야의 초능력이 발현되고, 그 전까지는 다른 형제들은 모두 있는 초능력이 본인만 없다는 사실에 심한 컴플렉스와 함께 밑바닥 자존감을 가지고 우울하게 살아왔다.




세상에 넘쳐나는 초능력과 히어로 이야기들, 그리고 과거와 미래로 여행하는 타임 슬립 스토리 중에서도 유독 <엄브렐라 아케데미>를 추천하는 이유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이 세계에서 주인공들의 초능력 발현과 세상의 종말은 모두 외부의 적이 아닌 내부, 즉 가족이라는 구성원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야가 가족 안에서 초능력이 없다는 컴플렉스와 낮은 자존감이 없었다면 시즌 1의 세계 종말 이유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반야의 연인임을 가장하고 엄브렐라 아카데미에게 복수하고자 했던 레널드도 어렸을 때 어머니가 죽고 학대한 아버지가 없었다면 엄브렐라 아카데미를 찾아가지 않았을 것이고, 복수를 위해 살지 않았을 것이다. 반야뿐만 아니라 그의 형제들도, 그렇게 대단한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아버지와 어머니의 인정과 애정을 갈구하며 성인이 되어서도 늘 흔들리고 영향을 받는 인물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한마디로 이들의 종말은, 가족의 종말때문에 만들어진다.

그래서 이들이 종말은 막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가족의 구원이다. 




시즌 1에서 

반야는 드디어 자신이 그 누구보다도 강한 초능력 보유자라는 걸 깨달았다. 

달을 지구로 끌고 왔으며 지구를 멸망시켰다. 

그래서 이들은 멸망 몇 초 직전, 과거로 날라간다.



시즌 2에서는 

모두 각자 다른 타임 라인에 떨어진 과거로 한동안 서로를 찾다가 각자의 인생을 살아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서로를 찾았을 때 이번에는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시간을 조정하고 정리하는 "커미션"이라는 조직의 공격과 혼선때문에 혼란 속에서 전쟁을 치르게 된다. 




모든 것이 해결된 것 같았지만 다시 돌아온 현재에는 죽은 외계인 아버지가 살아있고 어렸을 때 사망한 넘버 6 벤이 다시 살아나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인물이 되어 있다. 이름도 엄브렐라 아카데미가 아니라 스패로우 아카데미로 변했다. 구성원들도 모르는 이들로 보인다.




시즌 3가 점점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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