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대중교통 시스템의 편리성과 체계성은 국가적 자랑거리 중 하나이다. 특히 서울특별시의 대중교통의 편리성은 그중에서도 으뜸이다. 상대적으로 지방 대중교통 시스템은 서울에 비해 좋지 않아 지방 거주자들이 서울 거주자를 부러워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하지만 에티오피아에서의 대중교통은 대한민국 지방의 그것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굉장히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이 나라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에티오피아 이해를 위해 이번에는 이 나라 대중교통을 써보고자 한다. 관련 분량이 생각보다 많아 수도와 지방을 나눠서 서술하겠다.
먼저 수도 Addis Ababa의 주요 대중교통은 현지인들이 택시라고 부르는 미니버스 그리고 시내버스와 경전철 택시가 있다. 에티오피아에 거주하는 많은 외국인이 현지인과 의사소통 시 헷갈리는 단어 중 하나가 택시이다. 이 택시는 우리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개인택시(Taxi)가 아닌 미니버스가 구간을 정해서 버스처럼 다니는 것을 말한다. 최소 연식이 20년 이상 된 12인승 미니버스를 15인승으로 개조해 운전자와 이를 돕는 차장이 운영하는 방식이다. 위치가 명확하게 나타나 있지 않지만, 현지인들끼리 약속된 정류장이 있고 차장은 그 정류장을 지날 때마다 차량의 목적지를 말해 탑승객을 태운다. 요금은 기본요금은 약 2 ETB(80원)이며 거리에 따라 요금이 조금씩 늘어난다. 차장에게 자신의 목적지를 말하고 돈을 주면 알아서 잔돈을 주는 구조이다. 가끔 외국인이라고 요금을 더 받는 경우가 있으나 빈번한 경우는 아니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적선했다 생각하고 넘어간다. 15인승으로 개조한 미니버스에 최대 20명까지 탑승이 가능하고 꽉 채워서 운행하는 게 운전자와 차장에게 이익이다. 그러기에 불편하다. 그리고 가끔 외국인을 대상으로 소매치기 그룹이 미니버스를 이용해 소매치기하는 경우도 종종 보고 되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수도에서는 이외에도 시내버스가 돌아다닌다. 역시 구간이 정해져 있으나 아쉽게도 Google Map은 이 노선 안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필자의 경우 종점이 어디인지 알고 있는 단 1구간의 노선만 가끔 탑승하고 있다. 시내버스 역시 운전자와 차장이 같이 있고 차장에게 역시 이용 구간을 말하면 버스 티켓을 그 자리에서 끊어준다. 버스의 운전자 옆 좌석 및 후문 옆 좌석은 차장 좌석으로 운영되며 탑승 후 차장에게 차표를 끊는 시스템이다. 시내버스의 경우 최근 차량 교체를 전반적으로 완료한 상황이라 버스 자체는 깨끗한 편이다. 하지만 혼잡도는 미니버스와 거의 비슷한 정도이고 그 탓에 소매치기 위험도도 높아 웬만하면 외국인은 잘 이용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미니버스보다 같은 구간을 이용했을 시 절반 이하의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배차 간격은 확인되지 않았고 시내버스의 경우 지정된 정류장이 있으나 늘 혼잡하기에 하차 승객이 없는 경우 잘 서지 않는 경향성이 있다. 게다가 노선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현지인이 아니고서는 외국인이 이용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편이다. 앞서 말한 택시의 경우 차장이 창문 열고 노선을 공지하는 반면에 시내버스 차장은 단순히 표 판매만 주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선을 알리는 번호 및 행선지 안내가 아예 없거나 현지어로만 적혀져 있는 것도 이용에 어려움을 더한다.
그리고 2개 노선의 경전철이 운행 중이다. 중국의 차관과 기술력으로 건설된 경전철은 운행한 지 약 5년이 아직 안 됐다. 그러기에 역시 객차 상태는 상당히 깔끔한 편이다. 그리고 노선 자체가 2개 밖에 없어서 노선 파악도 쉽다. 하지만 역시 혼잡도는 늘 높고 그래서 소매치기 위험도가 높은 대중교통이다. 역시 외국인은 잘 이용하지 않는다. 게다가 막상 이용하려고 보면 가장 어려운 것은 전철 티켓 판매소가 정말 엉뚱한 곳에 지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나라의 경우 건설 경비 절감을 위해서 모든 노선을 지상 도로 노면 한복판에 노선을 놓았다. 즉 도로를 건너서 중앙에 위치한 플랫폼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티켓 판매소는 각 역 마마다 대개 1개씩만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위치는 전혀 사용자를 배려하지 않고 그냥 지을 수 있는 곳에 지었기 때문에 티켓 판매소가 어디 있는지 한 참 찾아야 한다. 게다가 티켓 판매소는 당연히 어떠한 간판도 없고 그냥 가건물에 주황색으로 상단에 표기가 된 형식이다. 현지인 말고는 알 수 없는 구조로 운영 중이다. 황당한 것은 원체 전기 사정이 안 좋은 나라다 보니 간혹 경전철의 전기가 없어서 운행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전철이 멈춰서면 정류장이 아님에도 그냥 승객들을 내려서 철로를 따라 이동시키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몇 번 이용하는 중에 이런 경우는 없었으나 우연히 현지인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2개 노선이 동시에 지나가는 역이 몇 개 있다. 이 경우 탑승객들은 전철의 색깔 초록색과 파란색으로 구분해 노선을 파악해 탑승한다. 하지만 관련한 안내는 전혀 없으니 처음 탑승한 사람의 경우 잘 못 된 노선을 이용해 잘 못 된 장소에 내릴 확률도 상당하다. 경전철은 최대 요금이 시점에서 종점까지 이동이 10 ETB(400원)이 안 되는 저렴함이 장점이다. 배차 간격은 체감상 15분에서 20분으로 보인다.
수도에서 이용할 수 있는 상기의 대중교통의 공통점은 혼잡함과 소매치기의 위험성 그리고 불규칙성이다. 미니버스는 개인 차량이 당국으로부터 영업 허가를 받아 운행하는 것이기에 당연히 배차 간격이 없다. 그냥 1 미니버스가 1개의 사업자인 것이다. 시내버스는 도로에 분명 존재하나 관련 정보를 얻을 수가 없다. 그리고 경전철은 역시 혼잡하고 그래서 위험하다. 대부분의 현지 거주 외국인들은 그래서 자기 차를 이용한다. 인건비가 비싸지 않기에 기사를 고용해서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아니면 외에도 개인택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나라는 기본적으로 거리에 따라 운행하는 Meter Taxi가 매우 드물다. 늘 기사들과 흥정을 해야 한다는 게 큰 문제이다. 외국인들에게는 현지인들 요금의 2배에서 협상이 시작된다. 그러다 보니 관련한 스트레스가 늘 있고 웬만하면 지인 기사를 계속 이용하거나 최근 활성화된 Uber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 뭐 하나 쉽지 않은 게 이 나라 대중교통이다.
서술하다 보니 이 나라 대중교통에 대해서 언급할 게 이렇게 많은지 놀랐다. 수도는 최근 몇 년간 등록 차량이 급속도로 늘다 보니 도로 자체가 혼잡도가 높다. 그리고 시스템 체계 자체가 빈약해 늘 대중교통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추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지인들도 이용하기 힘든 게 이 나라 수도의 대중교통이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의 경우 더욱더 어렵다. 무엇보다 늘 대중교통 이용 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해 긴장해야 하는 현실이기에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니다. 당장 고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답답한 이 나라의 대중교통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