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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준 변호사 Sep 04. 2020

[스타트업파산 성공사례] 젊은 게임천재의 좌절과 재기

[다시 시작하는 법, 법인회생파산 제2편]


...법인파산 상담을 받으러 왔는데요...지금 상담이 가능할까요?”

     

어느날, 20대 중반의 젊은 사업가 한 명이 저희 사무실을 찾아왔습니다. 사무실로 들어서는 그 젊은 사업가의 표정에서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였습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열정을 가지고 키워온 사업을 접기로 마음을 먹고 법인파산을 신청하고자 상담을 하는 이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알고보니 그 젊은 사업가인 김대표는 어려서부터 게임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게임 기획 및 프로그래밍 분야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 사람이었습니다. 유학을 다녀오자마자 그는 야심차게 자신의 게임회사를 차려 직접 게임을 제작하였고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 자신의 기대와 달리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게임을 제작하고 퍼블리싱을 하는 데까지 많은 자금과 인력을 투입하였기에 게임의  흥행실패는 곧바로 회사의 존립을 위협하는 위기가 되었습니다. 회사의 수입만으로는 퍼블리싱 업체에 지급해야하는 비용과 인건비를 더이상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회사의 채무를 연대보증까지 한 상황이라 더 큰 압박감에 시달렸습니다.




저는 정말 이 게임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상담을 하는 2시간 동안 김대표는 자신이 만든 게임과 회사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현하였습니다. 그 젊은 사업가의 열정과 노력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회사의 채무를 갚느라고 하루에 3-4시간도 못자면서 몇달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하루빨리 법인파산과 개인파산을 통하여 채무를 정리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법인파산과 개인파산을 동시에 신청하여 채무를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김대표에게 법인파산과 개인파산을 동시에 신청할 것을 권하였고, 그는 저희 사무실의 제안을 받아들여 법인파산과 개인파산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자신이 열정을 가지고 만든 사업체를 정리하려고 마음을 먹는 것이 쉽지 않았음에도 그는 ‘다음’을 위하여 결단을 내렸습니다.


저희 사무실에서 해당 게임회사의 재무상태와 대표 개인 자산과 채권채무관계를 파악한 후, 법원에 법인파산신청서와 개인파산신청서를 접수하였습니다. 이윽고 법인파산신청이 받아들여져 파산선고가 내려졌고, 파산관재인이 선임되어 본격적인 파산절차가 진행되었습니다. 저희 사무실에서는 법인파산관재인이 의뢰인에게 자료제출을 요구할 때마다 법적인 문제가 없도록 철저하게 검토한 후 관련 자료를 제출하였습니다.


다행이 김대표가 회사를 운영하는 동안 100% 투명하게 운영한 것이 확인되어 6개월만에 폐지결정이 나와 법인파산절차가 종결되었습니다. 이로써 김대표가 운영하던 법인은 청산되고 법인채무도 함께 정리된 것입니다. 개인파산절차도 특별한 문제 없이 진행되었고 결국 면책결정을 받아 김대표는 자신을 오랫동안 짓누르고 있던 채무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파산절차 이후, 김대표는 IT회사에 취직하여 성실하게 일하였고 최근에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다시 창업하여 조만간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법인파산 및 개인파산절차가 모두 종결되고 깊었던 채무의 늪에서 빠져나온 김대표는 다시 IT회사에 취직하여 경제활동을 재개하였습니다. 워낙 실력이 있었던 김대표는 그 능력을 인정받아 얼마되지 않아 팀장으로 승진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몇 년이 지난 최근에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다시 창업을 하였고, 새로운 아이템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매출이 늘어나 조만간 상장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회사도 꾸준히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성실하지만 불운한 채무자를 돕겠다는 것이 도산법의 이념입니다.


오랫동안 정말 많은 법인 및 개인파산 사건을 진행해왔지만, 열정적인 게임천재였던 김대표의 사례는 정말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도산 전문 변호사로서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성실하지만 불운한 채무자를 돕겠다는 현대 도산법의 이념이 가장 빛을 발하는 경우였다고 생각이 됩니다. 저 또한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사업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도 어쩔 수 없이 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김대표와 같은 사람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는 사실이 도산 전문 변호사로서의 소명의식을 다시금 새길 수 있도록 해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누구나 실패를 할 수 있습니다. 실패 이후에 다시 일어나는 용기를 내는 것이 성공의 시작입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누구나 실패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패를 맛보고 주저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진짜 성공의 기회는 실패 이후에 찾아올 수 있습니다. 실패 이후에 다시 일어나는 용기를 내는 것부터가 성공의 시작일지 모릅니다.


그러니 어려워하지 마시고, 언제든지 어려움이 있을 때는 저희 사무실 문을 두드리시기 바랍니다. 너무 늦기 전에 함께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 일어나실 수 있도록 저와 저희 사무실 모든 직원들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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