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준 변호사 Sep 04. 2020

[법인파산] 변호사 얼굴을 직접 보고 사건을 맡기세요!

[다시 사는 법, 법인회생파산 제3편]


"변호사님이 직접 법인파산 상담을 해주시는 곳은 여기가 처음이네요."


어제도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 대표님 한분이 사무실에 찾아와 법인파산 상담을 하고 갔습니다. 저희 사무실 말고도 서초동의 여러 다른 사무실에도 찾아 갔었는데, 한 번도 변호사와 직접 상담한 경우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몇 년 전만해도 브로커를 통하여 사건을 맡기는 일이 많았습니다


몇년전 만해도 법인 및 개인파산 분야에서 브로커들이 사건을 수임하여 자신이 수수료를 받는 사무실에 사건을 넘기는 경우가 많아 의뢰인들이 만나 상담을 한 사람과 실제 사건을 진행하는 변호사는 다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심지어 파산신청서 제출 후에 변호사 사무실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파산신청이 이루어진 후에 법원에서 신청서에서 미비한 부분을 보정하라는 명령을 내려도 이를 책임지고 해결해주는 사무실이 없어서 절차가 지연되어 의뢰인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행이 법원, 변협, 검찰이 힘을 합쳐 브로커들을 적발하고, 명의를 대여하여 파산업무에 이름만 올리던 변호사들도 징계를 받는 등 모두가 노력을 하여 지금은 시장이 많이 정화되었습니다.




사건을 위임한 의 정당한 권리를 당당하게 행사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법인개인파산 분야에서 위와 같이 심각한 문제는 사라졌더라도, 여전히 의뢰인들이 사건을 진행하는 변호사를 직접 만나서 상담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듯합니다. 큰 수임료를 주고 사건을 맡기는 데도 불구하고 파산절차를 진행하는 내내 변호사를 직접 만나지 못했다는 말을 가끔씩 전해들을 때마다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


위임계약서를 작성할 때 의뢰인은 “갑” 위치에서 소송진행에 대한 모든 권한을 변호사에게 맡깁니다. “갑”은 자신의 사건을 처리는 변호사에게 소송절차나 진행상황에 대하여 언제든지 설명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갑의 지위를 지나치게 남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겠지만 법적으로 보장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저는 의뢰인과 위임계약서를 작성할 때, 사건진행과 관련하여 궁금하시거나 의견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에게 직접 말씀해 주시라고 알려드리고, 혹시 제가 잘못하는 것이 있으면 이 위임계약서로 저를 꾸짖어 달라고 말씀드립니다. 이 말씀을 드리면서 의뢰인께서 “갑”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실 수 있도록 그 권리를 설명해드리고 동시에 저도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사건을 다룰 수 있도록 재차 다짐을 하는 것입니다.




변호사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사건 하나하나에 담긴 의뢰인들의 삶에 대한 책임을 함께 져야합니다


개인회생신청이나 개인파산신청의 경우 대리인이 법원에 출석하지 않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있어서 대리인이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무장 사무실이면서도 많은 사건을 처리하면서 시스템화 되어 있는 경우, 변호사가 운영하는 사무실보다 일처리가 깔끔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건을 실제로 수행하는 것은 서면에 이름을 올리는 변호사 자신이어야 하고,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의뢰인들을 대리하여 사건을 진행하는 변호사들은 사건 하나하나에 담긴 의뢰인들의 삶에 대한 책임을 함께 져야합니다. 그렇기에 변호사들은 사건을 진행하면서 의뢰인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며, 그들의 입장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서류를 준비하고, 서류를 법원에 제출하기 전에 한번 더 심사숙고합니다.




상담을 통하여 의뢰인들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보람있는 일입니다


어제 상담하였던 대표님은 먼저 상담했던 사무실에서는 변호사 얼굴은 직접 보지 못하고 상담을 진행하는 사무장이 우선 사건을 진행하자고 서두르기만 하여 많이 불편하였다고 합니다.


저희 사무실에서 상담을 하면서 자신이 궁금하였던 대표자 보호와 직원들 체불임금에 대하여 설명을 듣고 이제야 명쾌해졌다며 고마워하는 대표님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뿌듯했습니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어려운 상황에서 저와 저희 사무실 직원을 만나서 고민을 나누고 작은 지식이라도 얻어 그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기 상담단계부터 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시고 사건을 맡기셔야 합니다

     

저와 같은 생각으로 의뢰인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시는 동료 변호사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법인 및 개인파산을 고민하시는 의뢰인들에게 꼭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초기 상담단계에서부터 변호사와 직접 상담을 하시고, 반드시 나의 사건을 진행하는 변호사의 얼굴을 확인하고 사건을 맡기시기를 바랍니다. 법인파산과 개인파산 모두 나의 삶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사건인 만큼 나의 일을 대신해주는 변호사를 선택할 때 신중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