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_Christchurch/New Zealand
내 나이 10살, 처음으로 부모님 곁을 떠나 뉴질랜드라는 낯선 곳으로 유학을 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까마득하고, 내가 어떻게 무슨 힘으로 부모님 없이 12년 반의 길고도 외로운 시간을 타지에서 살아왔나 싶다.
요즘 '응답하라 1988' 이 대세다. 뉴질랜드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하지만 오늘 존경하는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
아기자기하게 꾸려진 소품들과, 옹기종기 모여 희로애락을 나누는 동네 친구들을 보고 있노라면 향수를 자극해서 못 보겠다
마치 나의 12년 반 동안의 유학생활을 펼쳐 보자니, 그때의 추억들이 그립기도, 어릴 적 친구들이 보고 싶기도 하면서 나의 향수 또한 자극했다. 나도 존경하는 그분과 같이 한편에 나의 추억을 포개 놓고 자연스레 추억하지 않는 이상 되도록이면 넣어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유학생활을 통해 얻은 것도 물론 많지만, 그만큼 잃은 것도 많다.
10살 때 유학이라는 결정권이 내게 주워졌을 때 가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곳을 떠나면 새로운 삶을 살 것 같아서였다. 단순 무식한 생각이었지만, 당시 어릴 때의 이 단순 무식함이 나에게는 가장 큰 용기이자 무기였다.
지금 돌이켜 보면,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대단하다는 말과, 외롭지 않았냐는 말을 자주 했었다. 나는 그럴 때마다 나를 여기 보내시기로 결정하신 부모님이야 말로 대단하시고, 또 한편으론 많이 외로우셨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록 내가 한창 사랑받고, 보호받을 나이에 부모님 곁을 떠났다는 생각에 참 많이도 울었지만 내게 뉴질랜드에서의 유학생활은 새로움의 연속이었기에. 내게 항상 많이 미안해하시는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현지인이 다된 유학생으로써,
이곳 뉴질랜드 (특히 크라이스트처치)에서의 소소한 일상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