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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ilee Nov 27. 2015

유학생의 삶

00_Christchurch/New Zealand

내 나이 10살, 처음으로 부모님 곁을 떠나 뉴질랜드라는 낯선 곳으로 유학을 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까마득하고, 내가 어떻게 무슨 힘으로 부모님 없이 12년 반의 길고도 외로운 시간을 타지에서 살아왔나 싶다. 


요즘 '응답하라 1988' 이 대세다. 뉴질랜드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하지만 오늘 존경하는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 


아기자기하게 꾸려진 소품들과, 옹기종기 모여 희로애락을 나누는 동네 친구들을 보고 있노라면 향수를 자극해서 못 보겠다


마치 나의 12년 반 동안의 유학생활을 펼쳐 보자니,  그때의 추억들이 그립기도, 어릴 적 친구들이 보고 싶기도 하면서 나의 향수 또한 자극했다. 나도 존경하는 그분과 같이 한편에 나의 추억을 포개 놓고 자연스레 추억하지 않는 이상 되도록이면 넣어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 집, 창문 밖으로 보이는 달


유학생활을 통해 얻은 것도 물론 많지만, 그만큼 잃은 것도 많다. 


10살 때 유학이라는 결정권이 내게 주워졌을 때 가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곳을 떠나면 새로운 삶을 살 것 같아서였다. 단순 무식한 생각이었지만, 당시 어릴 때의 이 단순 무식함이 나에게는 가장 큰 용기이자 무기였다. 


지금 돌이켜 보면,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대단하다는 말과, 외롭지 않았냐는 말을 자주 했었다. 나는 그럴 때마다 나를 여기 보내시기로 결정하신 부모님이야 말로 대단하시고, 또 한편으론 많이  외로우셨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록 내가 한창 사랑받고, 보호받을 나이에 부모님 곁을 떠났다는 생각에 참 많이도 울었지만 내게 뉴질랜드에서의 유학생활은 새로움의 연속이었기에. 내게 항상 많이  미안해하시는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현지인이 다된 유학생으로써,

이곳 뉴질랜드 (특히  크라이스트처치)에서의 소소한 일상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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