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은 거지.
퍼붓는 장대비를 뚫고 가면서
소리 내어 노래 불러도 나만 들을 수 있는 거지.
정신이 혼미해지도록 내리치는 비는
그래서 나를 더 용감하게 만들어.
이런 날은 밖에 있어도 저마다 자기만의 캡슐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야.
속수무책으로
어느새 젖지 않을 것을 포기한 다리는
작은 시내가 되어 흐르는 물도 겁내지 않아.
괜찮아.
내 가방엔 보송한 수건이 있으니까.
요가를 하다 보면
생각이 많아.
머릿속으로는 부지런히 생각하고
눈은 선생님을 좇고
귀로는 열심히 듣고
몸은 들은 대로 움직여.
모든 게 다 따로 노는 느낌이야.
그러다가 서서히, 매우 느린 속도로 생각이 잦아들어.
언제나 같아.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처음부터 잦아드는 날은 없어.
오늘은 너무 시원한 동작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 느낌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
나와 같이 처음부터 이 순간까지 오는 것이 아니라 딱 이 순간만을 뽑아 손바닥에 쥐어주고 싶어.
그리고 그 주먹 쥔 손을 내 두 손으로 단단히 감싸 잡고 싶어.
이렇게 한 시간 여를 움직이고 결국엔 사바아사나에 이르러.
사바아사나는 너무나 편안해.
마음속에서 '감사합니다' 소리가 절로 나오지.
결국에 닿는 곳이 사바아사나임을 알면서 매번 다른 동작을 연결해 한 시간 여를 움직여.
그러니까 오늘은 사바아사나에 닿기 위해 비를 뚫고 여기까지 온 거야. 내 노래와 함께.
사바아사나의 뜻은 송장 자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