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한그림일기]책 읽는 가족 상
2022.10.20
관장님께서 우리 도서관 내에서 1년에 딱 한 가족을 선정하여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주는 인증서라며 말씀하셨다.
생각해보니 각자가 받은 상이 아니고 우리 가족이 함께 받은 상이 있던가? 함께 받은 가족상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의미가 깊게 느껴졌다.
아주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결혼하기 전부터 내가 꿈꾸는 이상향이라고나할까 그런 모습이 있었다.
주말에 도서관에 들러 책을 한 아름 안고 오는 풍경. 늘어지게 책을 보는 풍경.
아이가 생긴 이후로는 그 풍경에서 낭만 한 스푼이 빠지고 보다 현실적이고 적나라한 표현으로 이상향을 말했다.
바로 나는 내 책 보고, 너는 네 책 보는 장면.
꼬꼬마일 때에는 한글이 서툴고 오랜 시간 스스로 책을 보기가 만무하였으므로 도서관을 가도 늘 끼고 소리 내어 읽어 주어야 했다. 카페에 가도 내 책의 세계에만 오래 빠질 수 없었다. 물론 그렇고말고. 어린 아가들이니까.
어느새 자라서 정말 나는 내 책을 읽고, 너는 네 책을 읽는 그런 날이 왔다. 같은 공간에서 각자에 네모난 책의 세상에 폭 빠지는 장면이 왔다. 그렇게 바라던 그림인데 한 편으로 어느새 이렇게 훌쩍 커버린 걸까 아쉬운 마음, 겁나는 마음도 든다.
그렇지만 책을 읽다가 문득 고개를 들고 쫑알쫑알 읽던 책 이야기를 해주고 에코백 한가득 도서관에서 책을 담아오면 반가워서 무슨 책을 빌려왔나 서둘러 꺼내보는 꼬마들을 보며, 나의 또 다른 꿈. 어른이 되어서도 책친구!
그 꿈도 꿈만은 아니구나 희망을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