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한그림일기]확실한 기분전환

2022.10.28

by 수수한

시작이 어렵다.
몇 년 전 피어싱이 너무 하고 싶어서 고민을 했었다.

그러다가 내가 다 큰 성인인데, 한 번 사는 삶인데, 타인에게 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비싼 것도 아닌데,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막으면 되지! 싶어서 이너컨츠를 뚫었다.
그때까지 도합 4개의 구멍을 가지게 되었다.

모범생으로 살았던 나에게 피어싱은 피어싱 이상의 의미라고 했다면 너무 큰 의미 부여일까. 구멍 하나가 더 생겼을 뿐인데 그것이 주는 기분 전환은 확실한 것이었다.

계속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어제 시간이 되어 몇 년 만에 피어싱 샵을 찾았다. 원래 계획은 아웃컨츠였으나 프로페셔널한 사장님의 픽으로 왼쪽 끝점에 두 개를 뚫었다.

그리하여 구멍을 6개 가진 여자가 되었는데 가족들에게
"나 변한 것 없어?"
라고 힌트를 주어도 맞히지를 못한다. 그래. 괜히 쫄 것 없다니까.

작은 꼬마에게 농담으로 눈썹에도 코에도 배꼽에도 뚫을 거라고 했더니 기겁을 하며 제발 그러지 말라고 한다. (우리 꼬마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귀걸이 자리도 뚫지 않을 거래요.)

이번 피어싱이 잘 아물고 마지막으로 아웃컨츠 딱 하나만 뚫을까 생각 중.
사장님께도

"더는 안돼요. 하나만 더 뚫고 마지막 할 거예요."

라고 말해두고 왔음.


(마치 7개는 얼마 안 되는 것 같이 말하지만 실제로 7개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리 많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