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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Mar 30. 2023

[수수한그림일기]만년필 유니버스

2023.3.30




만년필 유니버스는 생각해 보면 참 재미나다.

만년필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히 만년필 관련 카페에 가서 구경도 자주 하고,

인스타 인친님들도 만년필 덕후들이 많다.

그런데 내 일상 안에서 두리번거리면 만년필 덕후는 나뿐이다. 한 자루면 되었지 글 쓰는 손은 하나인데 이렇게 여러 자루를 들일 일인가.

온라인 만년필 세계의 나는 참 겸손한 위치인데, 오프라인에서의 나는 겸연쩍어진다. 소유하고 있는 만년필의 개수와 잉크를 보자면 미친 자 같기도 하다.


그러나 또 만년필 유니버스에 들어오면 내가 소유한 만년필과 잉크는 매우 귀여운 수준이다. 이곳에서의 나는 안전하다. 함께 미친 자들이 많아서 우리는 지극히 정상인이 된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좀 귀엽다.


어른인데 설레어하며 갖고 싶은 것을 꿈꾸고, 꼼지락꼼지락 펜에 이 잉크 저 잉크를 넣어보고, 끄적이고, 색을 바꾸고, 기뻐하는 그 장면이.

다른 어떤 취미보다 지극히 어른스러우면서도 아이스럽다 여겨져, 만년필 자체도 좋지만 그것을 사랑하는 그들을 구경하는 것도 참 좋다.


그리하여

오프라인에서는 미친 자이지만

여기에서는 귀여운, 깜찍한, 소박한 만년필러버가 새 식구 영입을 보고합니다.

('여기'는 브런치가 아니라 인스타가 되겠습니다.

인스타에서 먼저 끄적인 글을 옮겨왔는지라.

다시금 생각해보니 브런치에서는 미친 자가 될 수도 있겠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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