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글방 수강생 베니수의 글
등이 늘어졌다
입을 헤 벌리고 얼굴을 평평히 들어 올렸다
나는 출근 중
너는 걷는 중
걔는 샤워 중
얘는 읽는 중
선물이라고 줬겠지
침범은 고요하고 중간은 사라졌다
봐도 남지 않을 것이다
눈을 감았다
감은 눈 위를 빛이 산란하며
사각사각 지나갔다
깜짝 청녹색 의자
깜빡 차에서 올라오는 하얀 김
빤작 감지 않은 머리
수면 위를 뛰어오르는 윤슬같이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토모레비
나는 다른 선물을 받아 간다.
덜 처리한 시체가 발견되었다. 술 취한 사람처럼 앉아 있었다. 눈은 부릅뜨고 힘이 풀려 입을 헤 벌리고 있었다. 하얀 얼굴과 라운드 넥 사이로 개미가 우글거리다 흩어졌다. 흔들어 깨운 손은 팔락거리며 비명을 질렀다. 소리 없는 비명은 창문을 흔들었다. 우리는 바에서 술을 마시며 우아하게 웃고 있었다. 나는 팔을 쿡쿡 찌르고 큭큭 웃으며 속삭였다. 니꺼들켰다.
점멸하는 기억 같은 보도블록과
어딘가에 술 취한 사람처럼 앉아 있을 시체
작가 베니수 Beny Su
1996년생
고양이 ‘찰랑이’와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