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끝을 모르기에

보고 마시는 시詩

by Here to past

누구나 끝을 모르기에


수취인 없는 메아리를 주머니 속 깊이 넣은 채로

나는 아무도 없는 새벽을 밟았다

멀어지는 그림자에 나지막이 읊조린다.

이따금 무력하게 젖어 퉁퉁 불어버린 나를

곱게 펴서 말리어줘서

새벽녘 아스팔트 같던 내게 나무를 심어줘서

나는 너를 가득 담았다고

껍데기만 남은 회상은 필 곳을 잃은 채

떨어져 발자국을 찍는다.

낙화,

내 안에 마지막을 기다리던 한 잎이 떨어진다.

탄식은 턱 끝 아래에서 불규칙하게 깜박였고

메마르지 못한 내 눈가엔 성애가 피었다

바스러지는 너의 잔상아래

나는 너를 잡으려 그림자 끝을 밟고

말라가며 방황하고 가라앉고

아지랑이처럼 춤을 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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