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마시는 시詩
낡은 회상
칠흑 같은 날들을 반으로 갈라 별무리를 남기며 내게 떨어진 너를 기다린다.
기억의 통로는 다소 뜨겁다. 처음 네가 온 날을 이마 근처로 끌어오니 성에가 피어있던 눈가가
어느새 녹아 기억이 아지랑이처럼 춤을 춘다.
파도의 턱 끝처럼 새하얀 네 날갯죽지가 생각난다. 금방이라도 날아가 버릴 듯 솟아 연신 만져보았던,
나지막이 읊조리며 다음 칸으로 걸어간다.
네 눈은 자정 녘 빛 한 모금 마시지 못한 나를 보고 빛난다 했다.
구원의 갈증에 누렇게 탔던 내 목 언저리가 혜성의 고리라 읊조리던
네 초여름 같았던 눈가, 가늘게 떨리는 기억 중간에 이끼처럼 피다 말았다.
잠시 서 있을 틈 없이 달빛을 덧칠한 듯 허연 네 손이 나를 이끌어
마지막 출구, 네가 그림자를 접고 날아가기 전 내 침에 녹아 흩어져 있던
자음과 모음이 듬성듬성 빛을 받아 드리운다. 고백이라 하기엔
낡고 메말라 희미한 잔상을 나는 뒤늦게야 발로 툭 걷어차 혀끝으로
연신 뜨거웠던 이마를 긁적이며 시체처럼 멍하니 밤 시간을 두리번거린다.
작은 정적만이 관자놀이 곁에 맺혀 흐른다.
이내 별빛을 훔쳐 점멸했던 내 눈은 다시 밤을 삼킨다.